“美·EU, 공급망 인권 제재 강화 '경고등'…삼성·LG·SK도 대응 필요”

2021-10-01 09:09
전경련, 'ESG 공급망 인권 관리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점검 주문'

미국과 유럽연합(EU)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 인권 현황 실사 의무를 강화하고 나서자, 삼성·LG·SK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일 'ESG 공급망 인권 관리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ESG 중 사회 영역의 공급망 근로자 정책에 대한 정보 공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업은 생산·납품 과정이나 협력업체와 관계에서 인권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할 의무를 지고, 불이행 시 벌금·공공조달사업 참여 자격 박탈·수입금지 조치 등 제재를 받게 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최근 기업지배구조와 공급망 실사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고, 이를 2024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유럽연합 소재 기업뿐 아니라 역내에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까지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에 현지에 법인을 둔 한국 기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서도 개별적으로 실사법을 실시하거나 추진 중이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지난해 ‘노예제근절기업인인증법’을 발의했다.

미국도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근거로 신장지역 관련 공급망과 투자에 대해 제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의류기업 유니클로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한 면화를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미국 등에서 수입 금지 조치를 당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특히 전경련은 유럽연합 가운데 교역 1위 국가인 독일에서 2023년 공급망 실사 의무화법이 시행되면 한국 수출기업도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지멘스, 아디다스, BMW, 딜리버리 히어로 등 독일 시총 20대 기업과 거래하는 한국 파트너사는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163개에 달한다. 이 중 145개는 중소·중견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매년 회계연도 종료 후 4개월 내 공급망 실사 연례보고서를 작성 및 공개해야 한다. 또 자체 사업장이나 1·2차 협력업체 등에서 강제 노역, 아동 노동 등 인권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 후 독일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공급망 인권경영이 주요 수출국에서 법제화된 만큼 관심이 필요하다"며 "교역 상대국의 제재가 확대되는 상황이라 글로벌 기준에 맞게 공급망 관리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국 공급망 실사법 현황.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