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8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코로나 확산에 경기회복세 '주춤'

2021-09-30 09:57
생산 0.2%↓·소비 0.8%↓·투자 5.1%↓
4차 확산에 기저효과 여파 회복세 주춤

지난 8월 18일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부착된 서울 을지로의 한 상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 국내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코로나19 4차 확산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세 지표가 동시에 '트리플 감소'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8로 전월보다 0.2% 감소했다. 전 산업생산은 올해 1월(-0.5%) 감소했지만, 2월(2.0%)·3월(0.9%)에는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4월(-1.3%)·5월(-0.2%) 연속 감소했다가 6월(1.6%) 반등에 성공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후 7월(-0.6%)에 이어 8월에 두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줄었다. 코로나19 4차 확산이 본격화하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하는 등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회복세가 둔화한 게 영향을 미쳤다.

광공업은 0.7% 줄어 5월(-1.3%) 이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광공업 생산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0.4% 감소했다. 전기장비(-5.1%)와 금속가공(-5.0%) 등에서 줄어든 게 영향을 끼쳤다. 다만 반도체(3.5%)와 자동차(3.3%) 등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서비스업 생산은 0.6% 줄면서 5월(-0.4%) 이후 3개월 만에 감소했다. 특히 사적 모임·영업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 조절 영향으로 대면 비중이 큰 숙박·음식점업(-5.0%), 도소매(-0.9%) 등의 생산이 모두 줄었다.

다만 공공행정은 5.2% 증가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추진 관련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건설업 역시 1.6% 늘어 3월(0.4%) 이후 5개월 만에 증가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과 지출이 전월보다 약화하면서 지난달에 이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회복세가 둔화한 측면이 있고 지난달 지표 수준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118.5로 전월보다 0.8% 줄었다. 업태별로 보면 슈퍼마켓·잡화점(-6.0%), 대형마트(-4.2%)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줄었다. 반면 전문소매점(6.7%), 무점포소매(6.3%), 백화점(14.8%), 승용차·연료소매점(3.0%), 면세점(4.1%), 편의점(1.4%)에서 판매가 늘었다.

설비투자 역시 전월보다 5.1% 감소했다. 지난해 5월(-5.7%) 이후 15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이처럼 생산, 소비, 투자가 '트리플 감소'를 보인 것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은 101.3이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하며 102.4로 집계됐다. 두 달 연속 내림세다.

어운선 심의관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과 관련해 "코로나19 4차 확산 등 하방 요인이 없지 않지만 수출 호조, 백신 접종 확대, 소비심리 반등, 정부의 지원정책 등 상방 요인도 여전히 있어 이런 흐름이 경기 전환점 발생 신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으로 반등할 수 있는 요인이 있어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백신 접종이 가속화하고 방역 적응력이 높아지면서 과거 세 차례 확산기에 비해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 피해 폭이 유의미하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10월 소상공인 손실보상 지급 시작, 상생소비지원금(캐시백) 시행, 백신 접종률 70%를 바탕으로 한 집단면역 형성 등 방역과 민생이 조화된 소위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조치를 순조롭게 준비, 착근되도록 최대한 경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