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취조하나" vs "합수본 설치해야"...명·낙 '대장동 전투'에 추·박 참전

2021-09-29 09:31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28일 TV 토론회
추미애, 이낙연 저격해 "비겁한 네거티브"
박용진 "제2의 수서 사태...썩은 악취 진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28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참석,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특혜 의혹'이 한창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 전 대표는 28일 저녁 SBS가 주관한 TV 토론회에서 이 지사를 향해 "(대장동 문제에 대해) 빨리 수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합동수사본부(합수본)를 꾸려 체계적인 종합 수사를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지사는 "합수본이든 뭘 하든 최대한 빨리 (수사를) 하라는 게 제 입장"이라고 했다.

다만 야당이 특별검사(특검) 수사를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대선이 끝날 때까지 뭉게구름을 피우고 의혹을 제기해 정치적으로 하려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또 답변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말을 끊으려 하자 "경찰에서 취조하는 것도 아닌데 답변할 시간을 좀 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게이트, 토건 비리라는 것을 9월 17일 KBS 뉴스를 보고 알았다는데 그 뒤에 뭘 확인했거나 조치한 것이 있느냐"고 거듭 묻자 이 지사는 "안 한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며 발끈했다. 이 전 대표는 "아무것도 안 하셨다"고 응수했다.

이와 함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도 '대장동 전투'에 참여했다.

추 전 장관은 대장동 의혹을 거듭 문제 삼고 있는 이 전 대표를 겨냥해 "국민의힘과 쿵짝이 돼서 '이재명 게이트'로 몰려고 시도한다"며 "우리 후보를 향해 불안한 후보라는 말씀을 하는데 비겁한 네거티브 방식"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장동에 들은 게 많다면서 말을 아끼는데, 이재명 후보와 그 측근을 의심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50억원 퇴직금을 받았는데, 준 사람이 누군지 이유는 뭔지 밝혀져야 할 게 많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자 추 전 장관은 "이미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것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코끼리의 전체 그림이 그려진다'고 하며 국민에게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정쟁거리로 만드는데, 수사할 사안이지 정쟁 사안이 아니다"라며 각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추미애 후보께서는 제게 '내부 총질하지 말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왜 저한테 그렇게 내부 총질을 많이 하시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의원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여야 모두 비판하며 이 전 대표와 입장을 같이했다.

그는 대장동 의혹을 1991년 발생한 수서지구 택지공급 비리 사건에 비유하며 "썩은 악취가 진동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제2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인 줄 알았더니 더 나아가서 제2의 수서 사태에 맞먹는 정관계 로비 부패의 아수라장"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전 대표에게 "30년이나 지났는데 대한민국이 이 모양 이 꼴이라는 안타까움이 든다. 여야 불문, 정·재계 불문, 불법 관련인들을 싹 다 잡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전 대표는 "(저도) 완전히 견해가 같다. 저도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며 "문자 그대로 복마전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누군가는 아버지 잘 만나서 50억 퇴직금을 챙긴다"며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서 자녀의 운명이 결정되는 그런 세상을 끝내겠다고 정치를 시작했는데, 제가 대선 후보가 돼서 하고 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져 너무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 지사를 향해서는 "대장동 땅이 낳은 황금알이 소수 카르텔에 넘어가고, 서민 주거 안정과 공익성이 증발한 아쉬움이 있다"며 "대장동 사업을 설계하고 주도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는데, 어떤 공공성을 확보했느냐"고 물었다.

이 지사는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공공사업을 하는 것이 최고의 공공성"이라며 "최소한 대장동은 5500억원 이상을 환수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