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메타버스는 ‘디지털지구’ 아닌 ‘디지털우주'
2021-09-28 05:00
기업·공공기관·학교 등 많은 조직과 개인들이 메타버스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데 비해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잘못된 정보도 많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적·경제적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공간(virtual 3D space(world))’이라고 한다. 메타버스에 대한 다양한 설명이 있는데, 이는 국내 자료 중에서는 비교적 잘된 설명이다. 그러나 잘 정리한 외국자료와 비교하면 다소 미흡한 부분이 발견된다. 메타버스를 ‘3차원 가상공간’보다 정확하게 설명하면 ‘공유 3차원 가상공간(shared virtual 3D space(world))’이고,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공유 3차원 가상공간의 집합(collective shared virtual 3D space(world))’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책과 칼럼 등을 보면, 메타버스를 한 마디로 ‘디지털지구(Digital Earth)'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이것도 메타버스를 과소평가한 표현이고, 메타버스는 디지털지구가 아닌 ‘디지털우주(Digital Universe)'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메타버스(메타버스 물결)에 올라타라(Riding the Metaverse (wave))”는 말을 하면서 “메타버스에 회원 가입하고 직접 사용해 보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 그러면 “해보니 애들이 하는 게임이고, 나이 좀 든 사람이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듣곤 한다. 이는 메타버스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연령대, 대상별로 적절하게 잘 사용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 먼저 시장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신문과 방송 및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외국기관 자료를 인용해서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은 지난해 50조원 규모에서 2030년 17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027년에 8653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1조500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예측 기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메타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메타버스 시장 또는 메타버스 산업을 예측하는 데 국내외 기관들은 모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만을 포함하고 있어서 메타버스 관련 다른 부분까지 포함하면 기존 예측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메타버스는 회의나 세미나 등 행사에 사용되거나 일부 교육에도 사용되지만 아직은 활용도가 낮다. 그러나 메타버스에서는 개인에서부터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새로운 일자리와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빠른 속도로 산업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는 메타버스와 관련해서 많은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고 널리 사용될 것으로 예상하며, 다음과 같은 메타버스 관련 신조어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 리터러시, 메타버스 교육, 메타버스 러닝, 메타버스 커머스, 메타버스 금용, 메타버스 제조, 메타버스 건설, 메타버스 디자인, 메타버스 설계, 메타버스 광고, 메타버스 마케팅 등등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공간에서의 상거래인 메타버스 커머스도 이커머스, 모바일 커머스, 라이브 커머스를 능가할 유망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다. 메타버스 커머스를 겨냥해서 구찌, 나이키, 디즈니, 컨버스, 헬로 키티, MLB, CU 등 글로벌 소비재기업과 국내기업들이 제페토 등 메타버스 공간으로 속속 입점하고 있다. 메타버스 진출이 늦은 기업들은 경쟁력에서 뒤처질 것으로 예상되니 진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VR과 AR만이 아니라 포괄적인 메타버스 시장과 메타버스 경제, 메타버스 혁명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메타버스는 하나의 산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국방·금융·서비스·제조 등 대부분의 다른 산업과 융합하면서 빠르고 크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메타버스는 하나의 산업으로 볼 게 아니라 메타버스 경제로 봐야 하며, 메타버스는 혁명처럼 경제·사회·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므로 ‘메타버스 혁명’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세계경제는 농업 경제, 산업 경제, 서비스 경제, 온라인 경제를 거쳐서 메타버스 경제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기업·정부·개인들은 메타버스 경제를 100%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 확보, 일자리 창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매일경제 기자 △대한경영학회 차기회장 △K-헬스케어학회 회장 △한국AI교육협회 회장 △웹발전연구소 대표이사 △국가ESG연구원 원장 △(사)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