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연준 비둘기 발언·헝다 파산설 안정'에 다우 나흘만 338p 반등

2021-09-23 06:50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나흘 만에 일제히 반등했다. 이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지지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가운데, 앞서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든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 역시 일단 위기를 넘기는 모양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38.48p(1.00%) 상승한 3만4258.32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1.45p(0.95%) 오른 4395.6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0.45p(1.02%) 높아진 1만4896.85를 기록했다.

이날 S&P500지수 11개 부문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0.01%)와 △유틸리티(-0.11%) 등 2개 부문을 제외한 9개 부문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각각 △임의소비재 1.31% △필수소비재 0.26% △에너지 3.17% △금융 1.58% △헬스케어 0.09% △산업 0.96% △원자재 1.01% △부동산 0.91% △기술주 1.4% 등이다.
 

지난 17일 이후 다우지수 등락 추이.[자료=인베스팅닷컴]


이날 뉴욕증시는 중국 헝다그룹이 도산 위기를 넘겼다는 소식에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다. 나흘 만에 장세가 안정화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헝다그룹은 23일이 시한인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 문제를 비공개 협상을 통해 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이자 규모는 2억3200만 위안(약 42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같은 날 지급해야 하는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이자(8350만 달러) 지급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인민은행(PBoC)은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900억 위안의 대규모 유동성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다소 진정시켰다.

이후 연준은 9월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미국의 기준금리를 기존의 0~0.25%로 동결하고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돌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매달 1200억 달러(약 143조원) 규모인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곧(soon)'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고용과 물가)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이어진다면, 위원회는 자산 매입 속도 완화도 곧 정당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FOMC 위원들은 테이퍼링 이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리 전망치를 표시한 점도표에서 앞서 6월 회의 때보다 2명이 늘어난 절반의 위원이 2022년 첫 금리 인상을 예상한 탓이다. 대체로 각 위원은 내년 중 1회 기준금리가 인상할 것으로 보면서 내년 기준금리 예상치 중간값은 0.3%로 집계됐다. 또한 내후년인 2023년의 예상치는 1%로 이 기간 총 4차례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고했다.

뒤이어 기자 회견을 가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위원회가 이르면 다음 FOMC 회의인 11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내년 중반까지 이를 완료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11월 테이퍼링 개시 조건으로 미국 노동부가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에 발표하는 고용 보고서를 꼽으며 "내 생각에는 테스트가 거의 충족됐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추세를 유지하는 한 내년 중반께 테이퍼링을 완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파월 의장은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이날 발언이 테이퍼링 개시 시점과 속도에 대한 직접적인 신호를 담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으며, 금융시장 정상화 과정인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별개라는 점을 재차 피력했다.

이에 대해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서 "연준이 오늘 테이퍼링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지극히 '비둘기적인(통화 완화 선호 성향)' 성격을 반영한다"면서 "테이퍼링 발표는 아마 11월에 나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 로웬거그 이트레이트파이낸셜 투자·전략 부문 상무이사 역시 블룸버그에서 "한발 물러서서 보면 연준의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이며, 경제 지표와 같이 호황 상황이 이어진다면 연준이 금융 시장을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상향 문제 역시 일단락하는 모양새다. 전날 미국 하원은 오는 12월 3일까지 연방정부에 재정을 지원하는 임시 예산안과 내년 12월까지 부채 한도를 유예하는 법안을 함께 통과시켰다. 다만, 야당인 공화당이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상원에서의 통과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 13.42% 내린 21.09를 기록했다.
 
유럽증시 1%대 상승...국제유가·금값도 상승

유럽 주요국 증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일제히 1%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를 넘겼다는 소식에 호조세를 보인 탓이다.

이날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1.5% 오른 7083.37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1.0% 상승한 1만5506.74를,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1.3% 높아진 6637.00을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 역시 1.1% 뛰어오른 4145.32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소식에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1.74달러(2.47%) 상승한 배럴당 72.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는 1.53달러(2.06%) 높아진 배럴당 75.89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재고는 7주 연속 감소했다.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348만1000배럴 감소한 4억1396만4000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40만 배럴 감소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는 각각 347만4000배럴 증가와 255만4000배럴 감소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치는 각각 100만 배럴 감소와 90만 배럴 감소였다.

EIA의 발표에 앞서 공개된 미국 석유협회(API) 역시 같은 주간 미국의 원유 재고가 610만 배럴 감소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집계했다.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0.60달러(0.03%) 상승한 온스당 1778.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