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보호=영세업종' 인식 바뀔까…정부, M&A 촉진방안 '만지작'
2021-09-22 12:16
정부가 국내 정보보호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특정 기술 분야를 넘어 포괄적인 제품·서비스와 규모를 갖춰, 해외 시장에서 선도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작년과 올해 안랩에 인수된 보안 스타트업 '제이슨'과 '나온웍스', 지난해 합병한 SKT 자회사 'SK인포섹'과 'ADT캡스'의 통합법인과 같은 사례가 많아질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2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안 기업과 기술의 융합 촉진 방안 연구' 용역과제 제안요청서를 사전 공개했다. 이 과제를 통해 '국내 정보보호 기업간 M&A를 활성화할 정책 제언'과 '보안기업 기술을 융합해 정보보호 유망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정보보호 산업 진흥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이 선도기술 투자·기술협력을 통한 '보안 토털솔루션' 공급과 활발한 M&A로 기술력을 강화하고 규모를 확대하는 추세인 반면, 국내 기업은 단품 위주 보안제품과 영세 규모를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융합 산업·서비스 가속화로 시장이 변화하는 만큼, 국내 정보보호 산업 M&A·선도기술 개발을 지원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국내 여건에 맞는 솔루션 개발을 원활하게 지원할 정책 개선 방안도 찾는다. 과제 수행 업체에 기업·기관의 내부망과 외부망(인터넷)을 구별하지 않고 보안성·안전성을 유지하는 '제로트러스트'를 도입한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국내 기업의 우수사례를 분석하고, 관련 국내외 솔루션의 특징과 차이점을 파악한다.
정부는 다음달 중 과제 수행업체를 선정하고, 오는 12월까지 약 2개월간 이번 과제를 수행하게 할 계획이다. 도출된 정책 개선 방안을 정부의 '융합보안 혁신제품 개발 지원 사업' 등의 세부 기술 분야, 기술 협업 방식, 구현 애로사항 등 개선에 반영한다.
반면 해외에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빅테크 기업의 보안기업 인수, 시장 재편에 따른 경쟁사 간 합병 등으로 M&A가 활발하다. MS가 지난해와 올해 6월 사물인터넷(IoT) 보안기업 사이버엑스·리펌랩스를 인수했고 지난 7월에만 클라우드보안기업 리스크IQ와 클라우드녹스를 인수했다. 미국 백신 솔루션 기업 노턴라이프록이 지난달 체코 경쟁사 어베스트를 80억달러(약 9조4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