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리학회, 120여년 만에 첫 한국인 회장 선출…김영기 시카고대 교수
2021-09-17 12:38
김영기 석좌교수, 전 '페르미랩' 부소장…"충돌의 여왕"
수십 년 기본입자 질량 기원 연구한 입자물리학 권위자
백인 남성 중심의 학회에 여성 한국인 첫 지도부 입성
내년부터 1년씩 부회장→차기회장→회장직 맡아 수행
"대중과 신뢰 중요…형평성·다양성·포용·인재확보 숙제"
수십 년 기본입자 질량 기원 연구한 입자물리학 권위자
백인 남성 중심의 학회에 여성 한국인 첫 지도부 입성
내년부터 1년씩 부회장→차기회장→회장직 맡아 수행
"대중과 신뢰 중요…형평성·다양성·포용·인재확보 숙제"
김영기 미국 시카고대 물리학과 석좌교수·학과장. [사진=미국 시카고대 웹사이트]
세계 입자물리학계 권위자로 통하는 한국인 여성 과학자가 백인 남성이 주류인 미국 물리학회(APS)를 이끈다. 한국인이 APS 지도부를 맡는 것은 이 학회가 설립된 1899년 이래 120여년 만에 처음이다.
최근 APS 회장단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뽑힌 김영기 시카고대학교 물리학과 석좌교수 얘기다. 미국 시카고대는 지난 13일 학교 온라인뉴스로 "탁월한 실험 입자물리학자가 APS 회장단 직책을 맡는 9번째 시카고대 교수가 된다"라는 제목으로 김 교수의 APS 회장단 선거 당선 소식을 보도했다.
APS 회장단은 회장, 차기회장, 부회장 직책으로 구성되고 각 임기는 1년이다. 매년 회장단 선거가 진행되지만, 회장은 전년도의 차기회장, 차기회장은 전년도의 부회장이 취임하는 구조다. 김 교수는 내년 1월 1일부터 APS 부회장 임기를 지내고, 2023년 차기 회장 자리를 거쳐 2024년부터 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실험입자물리학자로서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fundamental particles)'의 질량의 기원을 연구해 온 권위자다. 지난 2000년 1월 과학저널 디스커버에 '주목할 젊은 과학자 20인'에 선정돼 '충돌의 여왕(Collision Queen)'이란 별명과 함께 '실험입자물리학의 세계적 리더'로 소개됐다. 2004~2006년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페르미랩)에서 양성자·반양성자 충돌실험을 위한 850명 규모의 국제 연구자그룹인 'CDF'의 공동대표로서 입자 생성·소멸 검출기 제작, 실험운영, 데이터분석 등을 주도했다. 2006~2013년에는 페르미랩 부소장을 역임했다.
1962년 경북 경산 출생으로 고려대 물리학과 학부·석사, 미국 로체스터대 박사,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원,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직을 거쳐 2003년부터 시카고대 물리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역대 APS 회장 가운데 알버트 마이켈슨(Albert A. Michelson, 1901년), 로버트 밀리컨(Robert Millikan, 1916년), 아서 컴튼(Arthur Holly Compton, 1934년),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 1953년), 로버트 윌슨(Robert R. Wilson, 1985년), 리오 카다노프(Leo Kadanoff, 2007년), 마이클 터너(Michael Turner, 2013년) 등 7명이 시카고대 과학자였다.
김영기 미국 시카고대 물리학과 석좌교수·학과장. [사진=미국 시카고대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