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일 것” vs “큰 기대 안해”···11조 국민지원금 두고 엇갈린 반응
2021-09-07 05:00
6일부터 국민지원금 신청 시작
소상공인 "어려운 시기 소비 촉진 도움 될 것" 반색
특정업종 수요 몰려 매출확대 회의적 시선도
소상공인 "어려운 시기 소비 촉진 도움 될 것" 반색
특정업종 수요 몰려 매출확대 회의적 시선도
“지난해 재난지원금 지급 때 명절이 아닌데도 시장 내 명절 분위기가 돌 정도로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이번 국민지원금 역시 굉장히 어려운 시기 소상공인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정육점 업주 A씨)
“지난번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 언론이나 정부에서도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에 활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떠들어댔지만 피부에 와닿을 만큼의 매출이 오르진 않았다.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보단 국민지원금을 받는다는 사실이 더 기대될 정도다.” (서울 광장시장 잡화매장 업주 B씨)
6일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준비한 '코로나19 국민 상생 지원금'(제5차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첫날. 국민지원금과 추석 대목이 겹쳐 모처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것 같았던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정부 대책에 아쉬움을 나타낸 시장 상인 대다수는 일회성 지원이 아닌 영업제한 해제 등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지급하는 국민지원금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위축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 가계에 일시적으로나마 안정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자영업자·소상공인 사이에서도 소비 진작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 마포구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서모씨(60)는 “계속되는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으로 많이 지쳤는데, 이번 지원금으로 손님이 늘어날 것을 생각하니 그나마 좀 안심된다”며 “코로나19 이전만큼 경기가 회복될 순 없어도 상생 지원금에 추석 대목까지 겹쳤으니 평소보단 매출이 더 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안도의 웃음을 보였다.
강서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장모씨(53)도 “작년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일평균 매출이 평소보다 15% 이상 올라가며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을 했다”며 “올해는 대형할인점이나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을 사용처에서 제외해 더 많은 손님이 매장을 찾아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국민지원금 지급이 매출 확대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중에 현금이 풀려도 특정 업종·분야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한복집을 운영하는 김모씨(64)는 “음식점이나, 편의점, 카페를 운영하는 사업장이면 모를까 우리같이 전통시장 내에서 한복을 파는 곳에 젊은 사람들이 돈이나 쓰러 오겠냐”며 “명절 특수, 국민지원금 특수 같은 건 남일”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오모씨(45) 역시 “집 앞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만 가도 생필품부터 식자재, 반찬까지 없는 것이 없는데 굳이 먼 걸음 해 시장까지 나오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사람들이 평소보단 조금 더 유입되긴 하겠지만 그간 장사하며 피해 본 것을 보상해줄 만큼의 효과나 도움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1년 8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9월 소상공인 전통시장 전망 체감경기지수(BSI)는 79.2로 지난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던 5월 BS1인 104.5보다 낮았다.
BSI가 100을 초과하면 경기가 호전된 것으로, 미만이면 악화한 것으로 본다.
소진공 관계자는 “작년과 달리 올해 소상공인시장 전통시장 경기 보고서를 보면 BSI지표가 월별로 조금씩 개선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100 미만을 유지하며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9월 전망 역시 지난해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던 5월 경기전망지수와 비교하면 소상공인들의 시장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