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좋은 연주를 하는 게 많은 행복을 줍니다”
2021-09-03 17:11
5년 만에 쇼팽 앨범 발매...18일까지 7개도시 투어 연주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싶다거나 카네기 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제는 그런 꿈은 많이 없어졌어요. 제가 행복하면 좋겠어요. 좋은 연주를 하는 게 많은 행복을 줍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27세가 된 그가 평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조성진이 2021년 더욱 깊어진 쇼팽을 선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대해 조성진은 “피아니스트로서 연주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연주하는 게 감사하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개인적으로 지난해 한국에서 무대에 오른 것이 굉장히 뜻깊은 연주였다. 현재에서도 코로나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연주할 수 있게 돼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로서 어떤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느끼는지’에 관한 질문에 조성진은 “음악가로서 성공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어렵다. 아직도 배워가는 입장인데 마흔 살이든 쉰 살이든 똑같을 것 같다. 이 정도면 완성됐다고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발전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쇼팽 앨범을 다시 내기까지 5년이 걸렸다.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 우승자는 정말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위험한 점은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각인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걸 원하지 않아 2016년 이후 드뷔시, 모차르트, 슈베르트, 리스트 등 다른 작곡가들의 곡을 녹음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진은 “(콩쿠르 우승 이후) 5년이면 충분한 시간이 됐다고 느껴 2018년 말 쇼팽 앨범 녹음을 계획했다”며 “원래 지난해 녹음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3~4월에 나눠서 녹음했다”고 덧붙였다.
조성진은 협주곡 2번에 대해 “2악장은 쇼팽이 쓴 곡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1번의 2악장보다 더 좋아한다”며 “2번이 1번보다 더 섬세한 면이 많고 구조도 자유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리사이틀 투어의 앙코르 성격인 18일 예술의전당 무대는 네이버TV를 통해서도 중계된다. 조성진이 연주회 무대를 국내에서 실황으로 중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