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철의 중기 현장]위드코로나 언제 준비할 건가
2021-09-04 07:00
“10년간 운영하던 가게를 지난달 31일부로 폐업신고했습니다.”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위드코로나 대응 방역체계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한 자영업자는 “이대로 가면 버틸 수 있는 사람(자영업자)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들은 위드코로나(코로나19와 공존) 시대에 맞춘 방역체계 개편을 주장했다. 고위험‧저위험 시설을 구분해 선별적 방역조치를 적용해 경제활동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방역완화’를 요구하는 게 아닌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방역기준의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63%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중심 방역체계가 지속되면 휴‧폐업을 고민한다고 한다. 지난해 매출액이 5000만원 미만인 소상공인은 75%, 5000만~1억원은 69.8%가 휴‧폐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매출액이 10억원이 넘어 제법 규모가 있는 곳도 절반가량(49.1%)이 장사를 접어야 할지를 걱정할 정도다.
올해 7월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1990년 7월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배달 알바 등 투잡을 뛰는 1인 자영업자는 15만5000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가장 많다. 소상공인의 91.4%는 4차 대유행으로 7~8월 매출이 코로나19 시기인 지난해보다 더 줄었다.
소상공인의 바람처럼 위드코로나 시대에 맞춘 방역체계 개편은 필요하다. 두 달 연속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네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지금 방역체계를 개편‧구축하고 바로 현장에 적용하는 건 힘들 수 있지만, 현장 의견을 반영한 논의는 지금부터라도 본격 시작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에 따른 단계적 로드맵을 구상할 시기다. 허겁지겁 준비하면 늦다. 허술한 대책은 소상공인을 두 번 괴롭히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정상화를 위한 위드코로나 대책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급조된 지원금과 달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