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장금융 투자본부장에 황현선 전 靑 행정관 선임…전문성 논란
2021-09-03 07:54
한국성장금융의 투자운용본부장에 관련 경력이 없는 전 청와대 행정관이 선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은 전날 주주 서한을 발송해 이달 1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인 황현선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상임감사를 신임 투자운용2본부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의 출자로 2016년 설립돼 그동안 성장사다리펀드 등을 조성, 운용해온 한국성장금융은 한국형 뉴딜펀드의 운용 총괄 책임을 맡았다.
한국형 뉴딜펀드는 정부와 정책금융기관, 민간자금의 출자로 향후 5년간 총 20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 대규모 정책형 펀드다. 지난해 9월 정부는 이 같은 뉴딜펀드 조성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과 코로나19 확산 대응 과정에서 증가한 유동성 관리에 뉴딜펀드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성장금융에 신설되는 투자운용2본부는 뉴딜펀드 운용을 전담하는 핵심 조직이다.
문제는 황 전 행정관이 금융 전문성과 먼 경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펀드매니저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행정관은 더불어민주당 기획조정국장을 거쳐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팀장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냈다. 2019년에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에도 관련 경력이 없는 청와대 출신 인사가 준공공기관 성격의 금융기구 감사로 옮겼다며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황 전 행정관을 뉴딜펀드 운용 책임자로 내정한 것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이자 도가 지나친 인사라고 지적했다. 수십조 원 규모의 국책 펀드를 비전문가의 손에 맡기는 데 대한 우려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