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잭슨홀 테이퍼링 없다' 세계증시 안도… 코스피도 3130선 반등

2021-08-24 16:21
S&P500 장중 사상 최고, 나스닥 올해 28번째 사상 최고
삼성전자 7조500억 팔아치운 외국인, 매도세 누그러져

[사진=연합]


코스피지수가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100포인트를 넘어 3130포인트까지 뛰어올랐다. 23일 뉴욕증시가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상승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게 이유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상승으로 전기전자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됐고, 향후 3년에 걸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더 키웠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그간 큰 폭의 조정이 이뤄졌던 만큼 회복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09포인트(1.56%) 오른 3138.30으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3581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78억원, 231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건 지난 8월 6일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이날 주가 상승은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화이자의 신규 백신 이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상승이 더해지면서 전날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인 탓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215.63포인트(0.61%) 오른 3만5335.71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37.96포인트(0.85%), 227.99(1.55%) 뛴 4479.53포인트, 1만4942.65로 장을 마쳤다. 특히 이날 S&P500지수는 장 중 4489.88까지 치솟으며 장 중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기도 했으며, 나스닥지수의 경우 올해 들어 28번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3대 증시는 8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에도,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 후퇴 기대감이 지속됐다”면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화이자 백신 전면 승인 소식이 투자심리를 개선시킴에 따라 상승 마감했다”고 평가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5.51포인트(2.63%) 오른 3342.01에 거래를 마쳤다. 인텔이 미국 국방부의 선단 공정 파운드리 에코시스템 형성 프로젝트를 주도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또 미 FDA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전면 승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전면 승인된 사례다. 금융투자업계는 “그동안 안전성 등으로 백신 접종을 거부했던 미국인들의 백신 접종 속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상승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 규모도 크게 줄었다. 외국인은 지난 8월 5일부터 24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3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순매도 규모는 7조5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날 외국인들의 매도 규모는 77억원으로, 일 평균 6000억원씩 순매도해 오던 것과 비교해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삼성이 향후 3년간 신규 투자 규모를 총 240조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상승세에 힘을 불어넣었다. 삼성전자는 240조원의 재원 중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며,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조기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 중인 데다 경제지표 역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게 이유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델타 변이가 확산 중인 상황에서 화상 회의로 대체된 잭슨홀 심포지엄에서는 단기적으로 온건한(Dovish) 분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며 “테이퍼링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연진 연구원은 미국의 테이퍼링 진행 시기를 오는 12월에서 내년 1월 사이로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 확산으로 잭슨홀 심포지엄이 온라인으로 전환된 만큼 테이퍼링 선언보다는 고용 회복이 지속된 점을 점검하고 테이퍼링의 필요성 확인을 예상한다”면서 “7월 FOMC 회의록에서 올해 안에 테이퍼링 시작 의견을 내놓은 만큼 연준이 테이퍼링을 미룰 이유는 없어 보이며 11월 테이퍼링 선언, 12월~1월 시작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개시에 앞선 선언 시점은 오는 9월에서 11월 정도가 유력하다”면서 “테이퍼링 선언이 이뤄질 수 있는 일정 가운데 8월 잭슨홀 미팅은 상대적으로 이르고 12월은 느리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과의 소통에 필요한 선행과정이 충분했다고 평가되는 만큼 2013년의 테이퍼 텐트럼 같은 시장 충격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긴축 문제가 해결될 경우, 국내 증시도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에 의한 경기둔화 우려에 긴축 문제가 더해진 일시적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었다”면서 “이번 주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준의장이 긴축적 통화정책 전환을 늦춘다면, 긴축 관련 불확실성은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