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한국에도 "합법 정부 인정해달라"...2주 안 새 정부 구성 방침
2021-08-23 18:06
지난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무장조직 탈레반이 향후 2주 안에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자신들을 '합법 정부'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23일 아프가니스탄 현지 언론인 톨로뉴스에 따르면, 전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이 새 정부 구성을 위해 수도인 카불에서 회동했으며 논의가 진척되고 있다"면서 "곧 새 정부 출범을 선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 역시 탈레반 관계자를 인용해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 최고 정치지도자가 향후 2주 안에 차기 정부 체제 등에 관한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탈레반의 공동 설립자인 바라다르는 현재 서열 2위의 실권자로 평가된다. 바라다르는 앞서 카타르에서 진행 중이던 탈레반 대표단과 전임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정부의 평화협상에 참석해왔으며, 지난 21일에는 카불에 들어왔다.
탈레반 세력이 집권하는 차기 아프간 정부는 이슬람교의 율법인 '샤리아법'에 따라 통치하는 이슬람 정치 체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탈레반 측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메시지 인터뷰 등을 통해 처음으로 향후 우리나라와 교류와 경제 협력을 희망한다는 의사도 전해왔다.
탈레반의 문화위원회 소속 간부인 압둘 카하르 발키는 "한국이 탈레반을 아프간 국민을 대표하는 합법 정부로 인정해주고 향후 돈독한 관계를 맺길 바란다"면서 "이슬람 법체계 안에서 모든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할 것이라며 모든 국제 규범도 충실히 지킬 것"이라고 말해 우리 정부의 수교 요구 사항을 자신들이 충족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국의 전자 제조업에 필요한 리튬 등 각종 광물자원이 아프간엔 풍부하다"면서 "한국 지도자와 기업인들을 만나 서로의 이익을 위한 경제적·인적 교류를 강화하기를 강력히 바란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