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40대 이하 대규모 접종→부작용 증가→중증환자 급증→병실 부족...“악순환 반복되나”

2021-08-23 16:46
대전·세종 중증환자 병상 0개
준-중환자 입원 가능 병상 경북 0개, 인천·전남 2개
방역당국 “권역별 병상 대응체계, 중환자 치료 차질 없도록 할 것”

23일 광주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부스 안의 동료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이어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인한 병상 부족 현상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주 이틀간 2000명 이상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번 주에도 2000명에 육박하는 확진이 지속될 경우 병상 부족 현상이 심화돼 자칫 의료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26일부터 시작되는 1600만명 이상의 만 18~49세 대규모 백신 접종으로 이상반응 등의 후유증 환자 치료가 가중되면 ‘대규모 접종→부작용 증가→중증환자 급증→병실 부족’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다.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전국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병상 총 821개 중 246개(30.0%)만이 비어 있는 상태다. 통상 300개 안팎의 병상이 남아 있었지만 지난주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며 50개 이상 줄었다.

일부 지역은 이미 병상 여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은 확보한 14개 병상을 모두 사용 중이며, 세종도 4개 병상이 다 차 있어 이용 가능한 병상이 없다. 충남의 경우 18개의 병상 중 1개 병상만 이용할 수 있다.

전국의 준-중환자(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되거나 중증으로 악화 가능성이 높은 환자) 병상은 438개로, 이 중 149개(34.0%)가 남아 있다.

준-중환자 병상 역시 일부 지역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경북은 확보한 병상이 모두 차 있어 입원 가능한 병상이 없으며 인천과 전남은 병상이 2개 밖에 여유가 없다.

경증·무증상 확진자가 격리 생활을 하는 전국 생활치료센터는 현재 84곳이 운영 중인데 이날 0시 기준 병실 가동률은 56.8%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수용 가능 인원 1만9368명 가운데 1만992명이 입소한 상태다.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총 8841개이며 이 중 2074개를 사용할 수 있다. 지역별로 세종은 51개 병상 가운데 24개 남았고, 경남은 516개 병상 가운데 27개가 남았다.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은 앞으로 2000명대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현재의 병상부족 현상이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위중증환자의 경우 권역별로 병상 부족현상을 메우고 있지만, 신규 확진자 폭증에 이어 대규모 백신 접종 뒤 이상반응이 속출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 이상 접종한 사람이 지난 22일까지 총 2591만685명으로 인구 대비 절반을 넘어섰다. 이날 예방접종이 계속되고 있는 서울시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받은 시민들이 모니터링 공간으로 이동해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이틀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상반응 신고는 1900여건을 기록했다. 백신 종류별로는 화이자 1062건, 아스트라제네카(AZ) 442건, 모더나 418건, 얀센 1건이다.

백신을 접종 받고 숨진 사망자도 이틀간 5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3명은 AZ, 1명은 화이자, 1명은 모더나 백신을 각각 맞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아직 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추진단은 전문가 평가를 거쳐 접종과의 관련성이 있는지 확정하게 된다.

이날 사망자 중에는 제주에서 20대 1명도 포함됐다. 해당 사망자는 백신 접종 이후 20일 만에 숨졌는데, 지난 2일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했으며, 22일 가슴 통증을 호소한 이후 상태가 악화돼 숨을 거뒀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 이후 신고된 이상반응 의심 누적 사례는 15만3752건이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사망 신고 사례는 총 492명이다. 백신 종류별로 보면 화이자 279명, 아스트라제네카 203명, 얀센 8명, 모더나 2명이다.

다른 증상으로 먼저 신고됐다가 상태가 중증으로 악화해 사망한 경우(224명)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총 716명이다. 

중수본은 당장은 중환자 병상에 차질이 빚어질 상황은 아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일부 지역에 남은 병상이 없다는 보도가 있지만, 권역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중환자 치료에 차질이 생길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도권 중심의 확진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자체 및 의료기관 간담회 등을 거쳐 행정명령을 시행했고, 대전·충남 지역의 병상 부족은 충청권역 및 인근 지역의 병상 공동활용을 통해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현재 중증병상 확충을 추진 중에 있으며, 앞으로도 의료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