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가계부채와의 전쟁...은행들 연말까지 대출 조인다

2021-08-22 14:24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라는 금융당국 요구를 받아온 NH농협은행이 11월 말까지 신규 가계 담보대출 신청을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시내 농협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올해 말까지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총력전에 나서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다. 몇몇 은행이 일부 대출상품 신규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9일 기준 가계대출 총잔액은 695조7084억원이다. 지난해 말(670조1539억원)보다 약 3.8% 증가한 규모다.

당국은 시중은행들에 올해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을 지난해 말 대비 5~6%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올해가 4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연간 증가율 목표인 6% 이내를 맞추려면 은행들은 대출 증가 속도를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여야 한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은 지난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보다 7.3% 증가해 이미 당국의 연간 기준치를 넘어섰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이 4.2%로 높은 편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9%, 신한은행은 2.1%로 뒤를 이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잡히지 않자 당국은 5월 말부터 은행들로부터 월간 대출 관리계획과 이전 계획의 이행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이미 목표치를 넘어버린 농협은행은 당국 압박이 거세지자 지난 19일 '가계담보대출 신규취급 중단' 카드를 내놨다. 우리은행은 분기별로 한도를 두고 취급하던 전세자금대출의 3분기 한도가 이미 소진돼 다음 달 말까지 제한적으로 취급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의 자체적인 '대출 옥죄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은행들은 이미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는 올해 1월 최저 연 2.19%, 최고 연 3.74%였지만 이달 19일 기준 최저 2.28%, 최고 4.01%로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1월 말 연 2.417∼4.071%에서 19일 연 2.48∼4.65%로 금리 상단이 0.6%포인트가량 올랐다.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판매 중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MCI·MCG는 주담대와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 보험 연계 주담대 상품을 없애는 것은 대출 한도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앞서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이 대출 판매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