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보수 인하 "소비자에게 긍정적…시장 변화는 글쎄"

2021-08-22 18:00
"논란은 집값 급상승 때문에 생긴 것, 책임전가해선 안 돼"
"중개수수료 때문에 집 못산건 아냐…시장영향은 미미할 것"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진=아주경제DB]


이르면 10월부터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줄어들 예정이다. 최근 집값 상승에 따른 중개수수료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정부의 조치다. 전문가들은 중개수수료가 줄어드는 것은 소비자에겐 분명 긍정적인 일이라면서도 시장에는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상한 요율 인하로 중개 수수료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며 "구간을 세분화하고 최고 구간을 신설해 거래금액 증가에 따른 보수부담 급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는 7억원 초과 거래 비중이 61.32%를 기록했다"며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높은 수도권 및 광역시 등지에 중개보수 인하 혜택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종전보다 상한이 하향 조정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간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몇 년간 부동산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중저가주택이 중고가주택의 금액구간이 되면서 과도한 중개수수료에 대한 논란이 부각된 것"이라며 "근본 원인은 부동산 가격상승이므로, 다른 곳에 책임을 돌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개보수 인하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이지만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소비자 부담은 줄겠지만 중개보수는 집값에 극히 일부분"이라며 "시장 활성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권 팀장은 "집값이 오른 상황에서 수수료도 커져 이중으로 부담이 되니까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한 것"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중개보수가 비싸서 집을 못 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의 큰 변화를 이끌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 연구위원은 "지금도 협의해서 수수료를 0.5% 받는 사례가 많고, 상한 수수료율을 전부 받는 경우는 드물다"며 "일반적인 주택거래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상한 수수료를 다 받는 곳은 거래가 어려운 대형 상가 등 건물"이라며 "개인 중개업소보다 해당 건물을 중개하는 중개법인들은 타격이 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개업자의 손해배상 책임 한도를 높이는 방안과 공인중개사 합격자 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나왔다. 손해배상 책임 한도를 높이는 것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권일 팀장은 "소수의 전문성이 결여된 중개사들로 인한 사건·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공제 한도를 늘리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합격자 수 제한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은형 연구원은 "최근엔 법률서비스 등 사례를 보면 합격자 수를 늘려 경쟁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추세"라며 "합격자 수는 최근 경향과 반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격증 소지자가 많아야 시장경쟁을 통해 소비자가 질 좋은 서비스를 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