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신경영 이후 빚 4조 줄어…문제는 CGV
2021-08-18 18:00
CJ가 경영 기조를 바꾼 이후 차입금이 4조 이상 줄었다. 올해 들어 그룹의 실적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CJ CGV의 재무 위기가 그룹에 어느 만큼 영향을 미치는지가 변수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가 CJ그룹의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송동환 연구원은 CJ그룹에 대해 "그룹 전반적으로 사업과 재무안정성은 우수하다"면서도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부문의 실적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고 총평했다.
CJ그룹의 비전은 '월드베스트 CJ'다.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에 등극하겠다는 월드베스트 CJ를 위해 차입 규모를 대폭 확대하며 2015년까지 7조원 내외에서 유지됐던 순차입금은 2019년 9월 말 기준 약 16조9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재무 부담이 커진 2019년 말 CJ는 경영기조를 내실 다지기로 전환했다. 이후 △CJ헬로 지분 매각 △CJ제일제당의 가양동 부지 매각 △영등포 제분공장 유동화(세일즈 앤 리스백) 등으로 CJ는 허리띠를 졸라맸고 그 결과 올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2조30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2019년 말 42%였던 차입금의존도는 올 1분기 말 38.6%까지 감소했다. 차입금의존도는 통상적으로 30%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평가한다.
그룹 전체의 매출은 감소세다. 2019년까지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지난해 그룹 전체적인 매출 규모는 전년대비 5.3% 감소했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2019년까지 전 부문이 3~6%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그룹 전반적으로 5%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보여왔으나 지난해에는 4.3%까지 수익성이 감소했다.
현재 CJ 그룹의 가장 '아픈 손가락'은 CJCGV다.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도 코로나19 영향으로 각각 40억원, 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CJ CGV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CJ CGV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액이 70% 감소하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로 각각 3887억원과 75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6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CJ CGV의 어려움이 그룹사 전체로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급격히 커지고 있는 부채비율은 문제다. 2018년 말 306%였던 부채비율은 △2019년 652% △지난해 1412% △올 1분기 2373%까지 빠르게 증가 중이다.
CJ CGV는 CJ제일제당이나 CJ대한통운처럼 주력 계열사는 아니더라도 CJ그룹 자산의 10%를 차지하는 중요한 계열사다. 송 연구원은 "그룹 신용도를 지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재무구조가 개선된 가운데 CJENM도 CJ헬로 매각 등을 통해 차입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그룹 전반의 신용도는 안정적인 상황이다"라면서도 "CJ CGV의 실적 회복세, 계열 내 재무지원과 그 부담 수준 등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