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정진웅 이어 검찰도 "양형 부당" 항소…독직폭행 2심 간다

2021-08-19 00:00
"독직폭행 양형 부당·상해죄 사실오인"
정진웅 차장검사도 17일 항소장 제출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독직폭행 혐의를 받는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정 차장검사도 항소 의사를 밝혀 이번 사건은 다시 한번 법원 판단을 받는다.

서울고검은 18일 오전 공소심의위원회를 열고 정 차장검사 독직폭행 혐의 사건에 대한 항소를 의결했다. 서울고검 감찰부는 심의위가 끝난 뒤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냈다.

서울고검은 "1심에서 무죄가 난 상해 혐의는 사실오인을, 유죄가 나온 독직폭행 혐의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2일 정 차장검사가 독직폭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하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반면 상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 차장검사 폭행으로 한 부원장이 전치 3주 상해를 입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상해를 입었다고는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 구형에 못 미치는 형량이다. 검찰은 "인권을 수호하고 적법하게 공권력을 행사해야 할 검사가 수사 대상자를 폭행하고 상해를 입혔다"며 정 차장검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었다.

이날 공소심의위 위원장은 홍종희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맡았다. 고등검찰청에 공판부가 있으면 공판부장이 위원장 역할을 하고, 중요 사건은 고검장이 그 자리를 맡는다. 이 사건은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회피'를 결정, 홍 차장검사가 위원장을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검장은 사건이 발생한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였던 정 차장검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있었다.

정 차장검사에 이어 검찰도 항소하면서 독직폭행과 상해 혐의를 둘러싼 양측 공방은 2심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 차장검사는 전날인 17일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정 차장검사는 1심 선고 후 입장문을 내고 "당시 증거인멸 우려로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이며, 법령에 따른 직무 행위였다"며 "독직폭행의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 한 부원장(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한 부원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같은 해 10월 불구속기소 됐다. 한 부원장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취재원 강요미수 의혹 관련자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