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고위험군 대상 '부스터샷' 승인 임박...예정보다 앞당겨져

2021-08-13 14:22

미국 의약 당국이 예정보다 빠르게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3차 접종)을 승인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고위험군의 감염을 보호하기 위해 부스터샷 접종 일정이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졌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CNBC 등 외신은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면역력이 취약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의 3차 접종 방안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날 FDA는 보도자료를 통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각각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존의 긴급사용승인(EUA) 방안을 일부 수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장기이식을 받은 이력이 있거나 암 또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HIV)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조만간 3번째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보인다. FDA는 고위험군 환자들이 2차 접종일로부터 최소 28일 후에 부스터샷을 맞도록 방침을 세웠다.

이날 재닛 우드콕 FDA 국장 대행은 "미국은 새로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 접어들었고, FDA는 중증 질환으로 면역력이 결핍된 환자들의 (감염)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면역력 저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 승인 방안을 발표한 보도자료. [사진=미국 식품의약국]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등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과 달리 면역력이 취약한 고위험군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면역 반응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항체가 거의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AP는 "해당 지침에 따른 부스터샷 접종 대상은 미국 전체 성인 인구의 3% 미만에 불과하다"면서 전체 성인 인구로 3차 접종을 확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FDA가 이들 환자에 대한 부스터샷을 최종 허가한 것은 아니다. 해당 방안의 최종 결정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심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ACIP는 다음 날인 13일 자문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CDC는 ACIP의 권고안을 송부받은 후 부스터샷에 대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FDA는 CDC의 승인이 나는 즉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부스터샷 접종 일정은 당초 알려졌던 내용보다 보름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앞서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명의 FDA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보건당국이 9월 초쯤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당시 보도는 미국 당국이 △65세 이상 고령층 △면역력이 약한 환자 △지난해 12월~올해 1월 중 백신 접종자 등에 한해 빠르면 이달 중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달 FDA의 지침은 이들 세 부류의 고위험군 중 면역력 저하 환자만을 지정했다. 따라서 향후 미국 당국이 단계적으로 부스터샷 접종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이날 미국 백악관 최고의료고문을 겸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어느 시점에선 모든 사람이 코로나19 면역력을 연장·강화하기 위해 부스터샷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현재로선 면역력이 약화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지금 당장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미국 보건당국이 백신의 감염 보호 효과의 약화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인구 집단별로 주간과 월간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우치 소장은 3차 접종을 할 경우 백신 종류를 묻는 말에 "2차 접종 당시와 같은 제조사의 백신을 맞는 게 바람직하다"고도 답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