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8월 공급 절반 이하…16일 이후 2차접종 간격 6주까지 연장
2021-08-09 16:58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로 8월 국내 모더나 백신이 예정 물량의 절반 이하로 도입된다. 정부는 모더나를 포함한 mRNA 백신 접종 간격을 기존 4주에서 6주로 한시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접종 계획을 변경키로 했다.
이에 접종 간격 변경에 따른 백신 유효성 여부와 함께 해외 제약사에 의해 사실상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이 휘둘리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9일 보건복지부 장관인 권덕철 중앙방역대책본부 제1차장은 복지부-질병관리청 합동 브리핑에서 "최근 모더나사에서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 여파로 8월 계획된 물량인 850만 회분의 절반 이하인 백신 물량이 공급될 예정임을 우리 측에 알려왔다"며 "이와 같은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서 mRNA 백신의 접종 간격 조정 등 접종 계획도 일부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9일부터 시작되는 18~49세 사전예약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사전예약은 10부제로 나눠 진행되며,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끝자리에 따라 날짜별 예약 가능 대상이 정해진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고교 교직원 등에 대해선 대학 입시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기존 접종 간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으로 1차 접종을 실시했으며, 64만9000명의 대상자 중 62만8000명이 1차 접종에 참여(96.8%)했다.
전문가는 백신 간격이 6주로 연장된 것에 대해 안전성·유효성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접종 간격을 6주로 2주 늘리는 것은 안전성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관건은 유효성인데, 모더나 측에서 6주 임상을 안 해봤기에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크게 문제 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도 "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접종 기간을 연장한 사례가 있고, 교차접종의 경우 2차 접종 기간을 늘렸을 때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면서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권고에 맞춰 6주로 연장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2차 접종분을 비축하지 않고 1차 접종에 최대한 투입하는 운영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최근 미국 등 백신 선진국을 중심으로 '부스터샷' 도입 목소리가 나오면서 향후 이와 같은 공급 물량 부족 사태가 반복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1차 접종 속도를 늘리려 1차 접종을 할 때 2차 접종분을 비축해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최근 미국 등 해외에서 부스터샷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 9월 70% 접종 목표에도 분명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방역 당국은 모더나의 백신 공급 물량 차질에도 기존 접종 목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합동브리핑에서 “모더나 백신 8월 공급일정이 조금 변경됐지만 화이자, 모더나, 얀센 백신을 포함해 9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 1차 접종과 11월 말 2차 접종 완료 목표는 현재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