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2020] '클라이밍 신예' 서채현, 아름다운 도전 마쳐

2021-08-06 22:26
8위로 올림픽 마쳐…2024 파리올림픽 기대치↑

환하게 웃는 서채현. [사진=연합뉴스]


'클라이밍 신예' 서채현(18)이 아름다운 도전을 마쳤다. 마지막 홀드에 실패하면서다.

2020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부문 여자부 결승에서 스피드 8위, 볼더링 7위, 리드 2위를 기록했다. 총점수는 세 가지 순위를 곱해 112점이다.

서채현의 주 종목은 리드다. 리드는 세계 순위 1위다. 그다음 잘하는 것은 볼더링, 가장 못하는 것은 스피드다. 침착하게 오를수록 강한 면모를 보인다.

서채현은 지난 4일 열린 예선에서 2위로 결승에 올랐다. 스피드는 17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볼더링과 리드에서는 좋은 순위로 2위에 올랐다.

이날도 마찬가지다. 처음 열린 스피드 대결에서는 알렉산드라 미로스와프(폴란드), 예시카 필즈(오스트리아), 브룩 라부트(미국)에 연달아 패하며 최하위(8위)에 그쳤다.

볼더링과 리드에서 낮은 순위가 나와야 하는 상황. 그러나 쉽지 않았다. 볼더링에서 세 차례 코스 모두 실패했다. 중간에 있는 홀드(존)와 가장 높은 홀드(톱)에 닿지 못했다. 볼더링은 7위를 기록했다. 8위와 7위로 벌써 56점을 쌓았다.

리드로 이어졌다. 서채현은 주 종목에서 힘을 발휘했다. 38개 홀드에 성공하면 동메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 그는 35개의 홀드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리드는 전체 2위를 기록했다. 56점에 2를 곱해 112점을 쌓았다. 서채현은 결국 8명 중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풀리지 않던 오렌지색 밧줄. [사진=연합뉴스]


금메달은 얀야 간브렛(슬로베니아·5점)에게 돌아갔다. 스피드 5위, 볼더링과 리드 각각 1위에 올랐다.

은메달은 미호 노나카, 동메달은 아키요 노구치(이상 일본)의 손에 쥐어졌다. 노나카는 45점(스피드 3위, 볼더링 3위, 리드 5위), 노구치는 64점(스피드 4위, 볼더링 4위, 리드 4위)을 쌓았다.

미끄러진 서채현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차분하게 밧줄을 푸는데 잘 풀리지 않았다. 오렌지색 밧줄이 원망스러웠다. 간신히 밧줄을 푼 그는 응원을 보내준 관중에게 인사했다. 고등학생이라 보기 힘들 정도로 차분했다.

가라테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제외되지만, 스포츠클라이밍은 유지된다.

호재도 있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서채현에게 더 유리하게 바뀐다. 스피드가 따로 분류된다. 볼더링과 리드로만 점수를 합산한다. 2024년 성인 서채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