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MZ세대 표심 얻어라... 민초 먹방·ASMR 나선 대선주자들
2021-08-05 15:55
야권 대선주자 윤석열, 민트초코 먹방으로 젊은 층 소통 파격 행보
"이낙연이 왜 거기서 나와" 여권 대선주자 이낙연은 강유미와 ASMR 방송
대선 후보들 MZ세대 공략 통할까? 전문가 "메시지·미래 비전 없으면 역효과"
"이낙연이 왜 거기서 나와" 여권 대선주자 이낙연은 강유미와 ASMR 방송
대선 후보들 MZ세대 공략 통할까? 전문가 "메시지·미래 비전 없으면 역효과"
민트초코 먹방과 ASMR 롤플레이(역할극). 조회 수를 노린 유튜버 콘텐츠가 아니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표심 잡기에 나선 대선 후보들의 콘텐츠다. 대선판에 뛰어든 대선 후보들이 최근 MZ세대와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에 몰두하고 있다. 청년 표심이 중요해진 만큼 이들을 겨냥한 후보들의 전략이 촘촘해지는 모양새다.
5일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을 보면 윤 전 총장이 올린 민트초코 먹방 영상은 나흘 만인 이날 오후 2시 기준 2만5000번 재생됐다. 댓글도 약 800개에 달한다.
5일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을 보면 윤 전 총장이 올린 민트초코 먹방 영상은 나흘 만인 이날 오후 2시 기준 2만5000번 재생됐다. 댓글도 약 800개에 달한다.
윤 전 총장은 "얘들아…형 사실"이라는 글과 함께 '민초단', '민초단 모여라'라고 태그를 달았다. 민초단은 민트초코집단의 줄임말로, 호불호가 갈리는 민트초코 맛을 두고 젊은이들은 민초단과 반(反)민초단으로 나누는데 이는 온라인 공간에서 탕수육 '부먹·찍먹 논쟁'처럼 일종의 놀이문화가 됐다.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한 윤 전 총장의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먹방은 젊은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의 아이스크림 먹방을 본 누리꾼들은 "국밥 드시듯 드신다", "먹는 모습이 귀엽다", "60대인데 민초(민트초코)를 좋아하다니"라고 댓글을 남겼다. 1994년생인 한 누리꾼은 "민초단이었다니 역시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20·30세대와 거리를 좁히기 위해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활용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1일 인스타그램 첫 번째 게시물로 한 어린이가 그린 만화 캐릭터 '엉덩이 탐정'을 골랐다. 엉덩이 탐정은 윤 전 총장과 닮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캐릭터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개그맨 강유미와 함께 ASMR 방송을 하면서 MZ세대 표심 잡기에 나섰다. ASMR는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오디오 콘텐츠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유튜브 '강유미가 좋아서 하는 채널'에 출연해 ASMR와 롤플레이를 했다. 앞서 강유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tvN '곽씨네 LP바' 촬영에서 만난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유튜브 방송) 출연을 약속했다. 선거 운동하는 정치인이 ASMR를 하면 재밌을 거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해당 영상에서 이 전 대표는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정치인을 연기했다. "저는 4번 이낙연입니다"라고 포문을 연 이 전 대표는 시장 상인에게 일일이 인사하며 "많이 힘드시죠. 힘드신 줄 잘 안다. 함께 이겨내야죠.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표는 상인이 주는 과일과 채소를 먹으며 실제 유세 현장을 방불케 하는 연기를 펼쳤다. 뻥튀기를 먹으면서는 "뻥튀기는 맛있지만, 정치인은 말을 뻥튀기해선 안 된다. 말씀과 정책을 뻥튀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 영상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41만5000번 재생됐다. 한 누리꾼은 "지지 여부와 별개로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시도는 정치인으로서 좋은 자세"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 댓글에는 2300명이 공감을 뜻하는 '좋아요'를 눌렀다.
MZ세대 구애에 나선 정치인은 이들이 처음은 아니다. 여권 대선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20대가 주로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활용하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래퍼와 마술사, 카우보이로 변신해 짧은 영상에 익숙한 MZ세대 맞춤형 '독도 홍보 영상'을 선보였다. 박 의원은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춤을 따라 추거나 '젤리 먹기 챌린지'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41만5000번 재생됐다. 한 누리꾼은 "지지 여부와 별개로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시도는 정치인으로서 좋은 자세"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 댓글에는 2300명이 공감을 뜻하는 '좋아요'를 눌렀다.
MZ세대 구애에 나선 정치인은 이들이 처음은 아니다. 여권 대선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20대가 주로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활용하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래퍼와 마술사, 카우보이로 변신해 짧은 영상에 익숙한 MZ세대 맞춤형 '독도 홍보 영상'을 선보였다. 박 의원은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춤을 따라 추거나 '젤리 먹기 챌린지'에 도전하기도 했다.
대선 후보들이 선보이는 젊은 층 맞춤형 전략을 두고 MZ세대는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과 부정이 있다고 평가했다. 1993년생인 이솔아씨(28)는 "(대선 후보들이) 청년층과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은 곧 정치판에 젊은 세대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정치에 새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부정적인 여론이 큰 정치인이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전략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의도적으로 부각할 경우 반감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6년생인 홍윤정씨(25)는 "젊은 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민트초코, ASMR를 단순히 수단으로 삼기보단 현재 청년이 마주한 일자리·주거·복지 같은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밈으로 표현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젊은 유권자는 SNS를 하며 유행을 좇는 정치인보다 콘텐츠와 정책을 갖추되 간결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정치인을 높이 살 것이다. 메시지와 미래 비전이 없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부작용만 남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