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다시 나타난 김여정...한·미 군사연습에 "남북관계 앞길 흐리게 해"

2021-08-01 21:18
김여정 北 노동당 부부장, 1일 저녁 담화..."남조선 결정 예의주시"
남북 통신연결선 복원엔 "물리적 재연결 이상 의미 달지 말아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사진=연합뉴스]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은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발표하고 이달 진행 예정인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 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며칠간 나는 남조선군과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를 계속 듣고 있다"며 "우리는 합동군사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분명 신뢰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북남 수뇌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으로 본다"고 거듭 밝혔다.

김 부부장은 또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것과 관련, 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점치는 데 대해 "지금 남조선 안팎에서는 나름대로 그 의미를 확대하여 해석하고 있으며, 북남수뇌회담(남북 정상회담) 문제까지 여론화하고 있던데 나는 때 이른 경솔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은 "단절됐던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 것뿐이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며 "섣부른 억측과 근거 없는 해석은 도리어 실망만 가져올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북남 수뇌들이 직접 두 손을 맞잡고 공동선언과 같은 사변적인 합의를 만들어 발표한 후에도 북남관계가 바라지 않던 곡절과 파동을 겪고 위기에로 치달았던 지난 3년간의 과정을 돌이켜본다면, 내가 오늘 말하는 견해가 십분 이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북한 당국과 지난해 6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중단됐던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통일부는 이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다만 국방부는 일정이나 규모, 방식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미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비난하는 김 부부장 담화가 나오며 문재인 정부가 향후 미국 측과 연합훈련 일정 등을 조율하는 데 있어 남남 갈등 등으로 난처한 입장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