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개층 채운 루이비통…MZ 럭셔리 놀이터 된 신세계 강남 가보니
2021-08-02 06:00
루이비통 런웨이 장소 옮긴 '더 스테이지'
그리스 신전 같은 '아틀리에 드 보떼'
글로벌 명품 신상품 론칭 무대로 우뚝
그리스 신전 같은 '아틀리에 드 보떼'
글로벌 명품 신상품 론칭 무대로 우뚝
"이거 '신강(신세계 강남점)'에만 있는 한정판 맞나요? 한 번 신어볼게요." 9개월에 거친 리뉴얼을 마치고 돌아온 신세계 강남점이 MZ(밀레니얼+Z)세대 럭셔리 놀이터로 변신했다.
5개 층에 업계 최초로 루이비통 2021 가을·겨울(FW) 상품이 깔린 첫날인 지난 30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찾았다. 곳곳에선 한정 제품을 찾는 MZ세대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구매를 완료한 MZ세대들은 매장 앞에서 커다란 루이비통 쇼핑백을 들고 인증샷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MZ세대들은 런웨이 주인공처럼 카페트 위를 걸으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루이비통 직원들은 "이 제품은 한정판인데 단 한점 남았어요. 내일이면 이 제품은 없을거예요"라며, 1:1 맞춤 서비스를 통해 '2030 영 앤 리치(젊고 부유한)'의 지갑을 열었다.
1층엔 국내 최대 화장품 매장…정유경 공들인 '뽀아레' 입점
MZ세대들은 층마다 돌며 루이비통 신제품을 구경하고, 신세계 강남점이 구석구석 마련한 볼거리도 즐겼다. 새단장을 마친 1층 '아틀리에 드 보떼'가 대표적이다. 기존에 1층을 채웠던 버버리, 프라다, 구찌 등 명품 패션 브랜드는 2·3층으로 올려보내는 대신 MZ세대들의 시선을 끌만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재탄생 했다.세상에 없던 아름다움을 위한 작업실이라는 의미를 가진 아틀리에 드 보떼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곧바로 연결돼 있는데, 들어서는 순간 고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하얀 대리석 기둥과, 둥글둥글한 아르데코 스타일로 인테리어했다.
아틀리에 드 보떼에는 국내 최대 규모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60개가 입점해 있는데,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공들인 럭셔리 브랜드 뽀아레, 스위스퍼펙션이 나란히 자리해 있다. 뽀아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100년 전통의 프랑스 브랜드 '폴 뽀아레'를 인수해 선보인 자체 화장품 브랜드다. 국내 매출 1위 신세계 강남점에서 내로라하는 해외 명품 브랜드와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신세계 본점에 입점한 매장은 목표 매출을 160% 달성하고 있는데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2030 고객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MZ세대의 명품 선호 현상에 따른 직접적 수혜를 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샤넬 매장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한 상황"이라면서 "거리두기 상황이 나아지면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올도 화장품·패션을 모두 경험할 수 잇는 부티크 매장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구찌, 펜디, 버버리, 메종마르지엘라 등 10여개의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대표적인 핸드백을 전시회처럼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백 갤러리'에도 MZ세대의 시선이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 MZ세대의 선호도가 높은 신세계의 편집숍 케이스스터디도 1층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연매출 2조원의 힘…콧대 높은 명품 신상 소개 무대로
그동안 다양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는 신세계 강남점은 신상품 론칭 무대로 신세계 강남점을 택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MZ세대에게 인기를 얻어야, 글로벌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유행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한국 밀레니얼 세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젊은 세대 공략법으로 통하는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신세계 강남점의 전략이 적중한 순간이다. 신세계 강남점의 MZ세대 겨냥 명품 강화 전략은 국내 백화점 단일점포 매출 1위 백화점으로 이끌었다. 실적과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강남점은 샤넬, 보테가 베네타, 루이비통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이색적인 팝업 행사를 집중적으로 열었고 그 결과 강남점 명품 장르 매출은 23.1% 신장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2016년부터 고급화 전략을 추구했다. '벤치마크' 대상은 영국 해러즈다. 해러즈는 '영국의 왕실 백화점'으로 불릴 만큼 고급스럽다. 강남점은 증축을 통해 매장 면적을 기존 대비 55.9% 늘렸고,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올라섰다.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3대 명품'을 비롯한 럭셔리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해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이 직격탄을 맞았을 때도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무이한 실적이다.
아울러 추후 신세계 강남점이 폐점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의 센트럴시티 내 공간까지 활용하게 되면 서울 최대 백화점 타이틀을 확고히 할 수 있게 된다. 면세점 강남점은 1만3570㎡(약 3900평) 5개 층 규모다.
임훈 신세계 영업본부장(부사장)은 "이번 리뉴얼은 럭셔리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만의 강점 살리는 데 집중했다"면서 "그 결과 신세계 강남점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신상품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무대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