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특수' 가전 양판점, 에어컨 업고 매출 쑥쑥

2021-07-29 00: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양대 가전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9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7월 1일~27일)보다 280% 늘었다. 이 가운데 창문형 에어컨 매출이 1440% 늘었고, 선풍기류 매출 증가율은 190%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자랜드에서도 에어컨 판매량이 220% 증가했고, 써큘레이터를 포함한 전체 선풍기류 매출은 19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데다 예년보다 일찌감치 찾아온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실제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을 보면 이달 1~27일 서울의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긴 날은 19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일)보다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의 첫 열대야도 이달 13일로, 작년(8월 4일)보다 23일이나 빨라졌다.

특히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2018년 수준의 더위에 열돔 현상까지 나타날 것으로 예보되면서 당시의 '에어컨 특수'가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018년 에어컨 판매량은 역대 최대 수준인 250만대(업계 추정)에 달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폭염과 열대야가 8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며 "에어컨 판매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했다.

에어컨 판매량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설치 자체가 지연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2018년 폭염 당시 에어컨을 늦게 구입한 소비자들은 설치까지 최대 15일을 기다려야 했다"면서 "이미 남부 지역에서는 에어컨 설치가 하루씩 밀리는 곳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가전 양판점의 올해 하반기 매출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폭염은 가전 양판점업체들에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라며 "특히 롯데하이마트의 7월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어컨은 가장 고마진 카테고리라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늘어난 냉방가전 수요를 잡기 위해 가전 양판점 업체들은 이달 말까지 판촉행사를 이어간다. 롯데하이마트는 매장에 방문해 행사 카드로 결제하면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75만원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진행하며, 전자랜드도 전국 매장에서 100만원 이상 스탠드형 에어컨을 행사 카드로 결제할 때 최대 36개월 장기 무이자 혜택을 준다. 또 전자랜드 온라인몰에서는 브랜드별로 에어컨 추천 모델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