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디지털 화폐 실험' 누가 맡나…네이버·카카오·SK㈜ C&C 3파전
2021-07-19 14:48
이르면 19일 저녁 제안평가 결과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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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네이버·카카오·SK㈜ C&C의 3파전 양상인 한국은행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가 이르면 오늘 공개된다. 추후 CBDC 본사업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번 모의실험 연구 사업을 누가 맡게 될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 참여를 위한 3개 정보기술(IT)·핀테크서비스 기업들의 제안 발표가 진행된다. 네이버(라인플러스·네이버파이낸셜·LG CNS), 카카오(그라운드X·카카오페이), SK㈜ C&C(SK㈜ C&C, 토스, 한국간편결제진흥원)가 발표를 진행해 이르면 이날 저녁, 늦어도 내일 중 기술평가 결과를 포함한 사업자 선정 결과가 공개될 전망이다.
네이버 진영에서는 주 사업자가 라인플러스, 나머지는 협력사로 참여한다. 제안 발표에서 이들은 라인이 최근 CBDC 시스템용으로 적합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공개한 '라인 파이낸셜 블록체인'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라인플러스 측은 "CBDC를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은 기밀성에 기반한 우수한 기술력과 핀테크 서비스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수반돼야 한다"라며 "라인은 CBDC 사업이 요구하는 결제 완결성, 빠른 속도와 확장성을 제공하는 자체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사업을 통해 온라인 결제 플랫폼과 국내 결제 환경에 다양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SK㈜ C&C 진영에선 공공·금융 분야 IT서비스 사업 경험이 많은 SK㈜ C&C가 주 사업자로 나선 가운데, 간편이체 앱에서 시작해 결제대행·증권거래·인터넷은행 업종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는 토스와 지역화폐 플랫폼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하 '한결원')이 협력사로 참여한다. 사업 제안 발표에선 앞서 SK㈜ C&C가 2018년 컨센시스, 올해 초 람다256 등 블록체인 기업과 손잡고 자체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인 '체인제트(Chain Z)' 등의 개발과 생태계에 투자해 왔다는 점과 토스·한결원이 이체·결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지급결제 부문에 CBDC 도입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CBDC 업무프로세스 분석을 포함한 CBDC 연구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앞서 CBDC 기반 구현기술 검토, CBDC 업무프로세스 분석과 외부 컨설팅 사업을 완료했고, 이달부터 관련 IT시스템의 안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이번 모의실험 연구 사업을 추진 중이다. CBDC 모의실험 환경은 한국은행이 CBDC 발행·환수 업무를 맡고 민간기업이 유통 업무 등을 맡는 협업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민간기업이 허가형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공통 원장 노드를 운영해 CBDC의 보유 현황과 거래 내역을 기록하고 관리하게 된다.
모의실험 연구 사업은 두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이번에 최종 선정된 사업자들이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하고 CBDC의 기본 기능(발행·유통·환수)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2단계는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스마트계약 개발·관리 등 중앙은행 업무확장 기능, 통신불능 등 장애 환경(오프라인)에서의 결제 기능, 디지털자산 구매 등 확장기능,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등 신기술의 적용가능성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한국은행은 CBDC 분산원장을 구축할 블록체인 기술이 허가형 노드 운영체계와 스마트계약 수행, 분산원장 SDK·API 등을 지원하고 오픈소스 기술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CBDC 모의실험 연구 제안요청서에 제시한 CBDC 실험환경 설계방안 예시(왼쪽)와 CBDC 모의실험 시스템 구성방안 예시. [자료=조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