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1위 롯데렌탈, '2조원대' 공모가 어떻게 산정했나
2021-07-14 01:02
상장사인 SK렌터카, 아주네트웍스 유사기업으로 기업가치 산출
주요 FI 구주매출 비중 50%···국민연금 출자한 그로쓰파트너 등 전량 매각
주요 FI 구주매출 비중 50%···국민연금 출자한 그로쓰파트너 등 전량 매각
국내 렌터카 1위 기업인 롯데렌탈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업계에서 기존에 예상됐던 수준에서 공모 구조가 설계됐다. 다만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 흥행 변수로 지목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전날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다음 달 3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9~10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롯데렌탈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4만7000~5만9000원으로, 상단 기준으로 상장 이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2조1614억원에 달한다. 롯데렌탈은 공모가 희망범위 산출을 위해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EV/EBITDA) 방식을 활용했다. EV/EBITDA는 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얼마만큼의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지표로, 설비 투자와 감가상각 규모가 큰 제조업 기업의 가치평가에 주로 사용한다.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는 앞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측과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5월 호텔롯데가 투자회사 레드스탁으로부터 롯데렌탈의 지분 5.02%를 매수했을 당시 사들인 지분 가격이 주당 7만6599원으로, 이를 총 발행주식수에 적용한 기업가치가 약 2조2538억원으로 추산됐다. 주당 가격만 놓고 보면 롯데그룹이 인수했을 당시보다는 가격이 낮다. 롯데그룹은 2015년 KT렌탈 지분 100%를 주당 10만2907원, 총 1조200억원에 인수했다.
다만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은 청약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렌탈의 공모 물량은 1442만2000주로, 신주 모집 721만1063주(50%)와 기존 주주들의 구주 매출 721만937주(50%)로 이뤄진다. 매각 지분은 그로쓰파트너가 보유한 576만9212주(19.61%), 롯데손해보험이 가진 144만1725주(4.9%) 등이다. 두 주주 모두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
롯데렌탈 측은 향후 성장 동력인 전기차와 카셰어링 사업 구축, 자율주행 기술 투자를 앞세워 흥행에 나설 계획이다. 공모가 하단 기준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3357억원가량으로, 이 중 절반가량인 1557억원으로 전기차를 구매한다. 또한 카셰어링 플랫폼인 그린카의 차량구매에 600억원, 플랫폼 고도화에 4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는 "종합 렌털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결정했다"며 "이번 공모를 통해 모은 자금은 렌터카, 고소장비, OA 등 렌털 자산의 취득과 신성장동력인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