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 지준율 0.5%P 인하…177조원 유동성 공급
2021-07-09 18:40
1년 2개월만의 지준율 인하…1조 위안 장기자금 공급
중소기업 지원에 '초점'…15일부터 시행
중소기업 지원에 '초점'…15일부터 시행
중국 인민은행이 오는 15일부터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단행한다. 인하 폭은 0.5% 포인트다. 지난해 5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의 지준율 인하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생산·경영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인민은행은 9일 저녁 웹사이트 성명에서 실물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자금조달 비용을 안정적으로 낮추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0.5% 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 금융기관의 지준율은 8.9%로 낮아지게 된다. 단, 현재 지준율 수준이 5%인 현(顯)급 금융기관은 이번 지준율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준율이란 금융기관이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구에 대비해 일정 부분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비율이다. 정식 명칭은 법정 지준율이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줄어 은행권 대출 여력이 늘어나기 때문에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난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이번 지준율 인하로 시장에 풀리는 장기 자금은 약 1조 위안(약 177조원)이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부 영세기업이 비용 상승에 따른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이번 지준율 인하를 단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동시에 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인하는 영세기업을 지원하기 위함으로, 홍수처럼 돈을 푸는 '대수만관(大水漫灌)'은 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하며 통화정책의 안정성을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로이터는 이번 지준율 인하로 오는 하반기 만기 도래하는 4조 위안 어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물량과 4조5000억 위안의 지방채 발행 물량으로 인한 유동성 경색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지난해 5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해 1월, 3월, 4월, 5월 각각 한 차례씩 모두 4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인하하며 시중에 돈줄을 풀었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들어 경기가 급격한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무게를 둬왔다.
그런데 올 하반기 들어 갑작스레 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은 중국 경기회복세 둔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 경제에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날 발표한 6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8.8%로 올랐다. 2008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전달(9.0%)보다는 다소 낮은 것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부 중소 제조업체들은 원자재가격 인상분을 모두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없어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 상승에 그쳐 시장 예상치(1.5%)를 하회했다. 이는 그만큼 내수가 부진하다는 걸 보여줘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가 커졌다.
실제 중국은행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9%로 전망했다. 1분기 18.3%에서 크게 둔화한 수준이다. 중국의 2분기 GDP는 오는 15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