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고공행진] 국제유가 대외변수에 급등 상승세 이어질까

2021-07-07 07:00

[사진=CNBC 누리집 갈무리]


국제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원국들 간 감산 완화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말까지 국제유가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배럴당 80달러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오는 8월부터 적용할 산유량 합의를 위해 열 예정이던 회의를 취소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회의 취소 사실을 알리면서도 차기 회의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일 OPEC+ 산유국은 8월부터 적용할 감산 완화(증산량)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 온라인 화상 회의를 개최했으나 아랍에미리트(UAE)가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비OPEC 산유국 대표인 러시아 간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져 회의는 이튿날인 2일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올해 12월까지 매월 일평균 40만 배럴씩 감산을 축소하고 2022년 4월까지 예정된 감산 협의를 2022년 12월까지 연장하는 것이 주된 골자다. 생산량을 늘려 늘어나는 수요를 맞춰야 했으나 합의안이 깨지면서 국제유가도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1일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선 뒤 5일에도 배럴당 1.56% 오른 76.33달러를 기록하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6달러를 돌파했다.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경기회복 속에 드라이빙 시즌이 겹치면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일부 헤지펀드들은 옵션을 이용해 배럴당 100달러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유가 상승에도 셰일 생산이 가파르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국제유가 시장에서 미치는 OPEC+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커지고 있어 OPEC+의 감산기조는 국제유가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유가의 급등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면서 “공급은 완만하게 증가하는 데 반해 수요 개선은 선진국 바캉스 시즌에 따른 이동거리 증가나 백신 보급으로 더욱 가팔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 회의 부재와 이에 따른 합의 지연으로 8월 산유량 동결 전망이 더욱 강화될 경우 유가의 급등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3분기 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80달러 선(WTI 기준)을 상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증산합의 실패는 최악의 경우 OPEC+ 공조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대립각을 세운 아랍에미리트(UAE)의 OPEC 탈퇴 시에는 지난해 5월부터 유가 하방경직성을 강화해온 OPEC+ 공조체제의 와해 우려 고조가 불가피하다”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갈등 속 무분별한 증산 전쟁으로 초래된 지난해 유가 급락 이벤트를 재현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