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순 3년형' 윤석열 前 총장 '검증의 신호탄?'…2일 법정 현장스케치

2021-07-02 16:21

2일 법정에 출두하는 최은순 피고인[사진=안동현 기자]


2일 의정부지법이 최은순(74)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행보에도 ‘빨간 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은 ‘윤석열과 가족의 비위는 엄연히 별개의 사항’이라면서 재판 결과가 ‘정치적’이라며 격분하기도 했다.

선고가 있던 당일 오전 9시 30분, 의정부지법 앞은 예상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지난 5월 31일 2차 공판이 있던 날, 법정 앞에는 윤 전 총장 측의 유튜버와 그 반대 세력은 서로에게 격한 고성을 내뱉으며 충돌하고 있었다. 반면 2일 재판부는 허가되지 않은 유튜버들의 법원 부지 출입을 금지했고, 법정 앞은 전과 달리 침착한 분위기가 흘렀다.
 

7월 2일 의정부지법 앞 윤석열 지지 유튜버들[사진=안동현 기자]


법원 부지를 들어가지 못한 윤석열 측 유튜버들은 대신 법원 입구 앞에서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중 자신을 어느 애국 시민단체의 일원이라고 밝힌 윤 전 총장 지지자는 ‘재판이 어떻게 선고될 것 같냐’는 질문에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해야한다”면서도 '우려한다'는 전망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최은순씨가 실형을 받더라도, 이것은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씨가 잘못했으면 그것은 분명 부끄럽고 처벌받아야 한다”면서도 “이는 윤 전 총장의 결혼 전에 일어난 사건이다. 결코 윤 전 총장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옆에 있던 또 다른 지지자는 “김명수는 어용”이라면서도 “어용 대법원장만 아니면 법원의 판단을 믿어야 한다”며 재판의 결과를 일단 기다려본다는 자세를 취했다.

이날 최은순씨의 이날 선고는 10시 40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앞선 재판이 늦게 끝나면서 그는 11시 경에 법정에 입장했다. 입장 직후 선고 결과가 법정 밖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징역 3년, 법정구속을 받았다”는 말이 오가자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은 평정심을 잃기 시작했다. 지지자들은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이게 나라냐” “9년 전에 사건을 들춰내는 게 말이 되냐” “70대 노인을 어떻게 구속시키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선고 직후 기자들 앞에 나선 최씨의 법률대리인 손경식 변호사 또한 이날 선고가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와 무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 변호사는 “윤 전 총장이 특별한 사정(대권 출마)이지만 이 사건과 무관하고 앞으로도 무관한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변호사는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최강욱, 황희석 등 (여권 인물이) 윤 전 총장을 공격하기 위해 고발을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날 법정을 방문한 여권 측 지지자들은 계속 윤 전 총장의 가족 문제를 거론하며 목청을 높혔다. 한 지지자는 손경식 변호사의 입장발표 도중 “쥴리는 누구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 사건과 별도로 최씨는 △허위 잔고증명서 발급 △사기죄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금품수수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가 가속화되면서 윤 전 총장이 이와 같은 가족들의 의혹들에 개입했는지 여부가 주요 검증 대상으로 떠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