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르네사스, 반도체 공장 화재 98일 만 일단 복구... 정상 출하는 내달 셋째 주

2021-06-27 17:25

지난 3월 불이 났던 일본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 르네사스의 생산 공장이 사고 98일 만에 완전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 다만 정상적인 제품 출하는 다음달 하순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의 여파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에 소재한 나카 공장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 능력을 24일 밤부터 완전히 회복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르네사스가 반도체 제품의 출하량을 화재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시기는 7월 셋째 주를 전후한 다음달 중순이나 하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5일 르네사스가 나카 공장의 완전 정상화 사실을 공지한 보도자료. [자료=르네사스 제공]


이에 대해 닛케이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 소요하는 기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공장의 생산능력을 회복했다고 하더라도 제품 생산을 완전히 정상화하는 데 시차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정보저장 반도체인 디램(DRAM)을 생산하는 경우 6~8주 정도가 소요되며, 대만 TSMC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 리드 타임'은 통상 12~18주가량이다.

생산 리드 타임이란 반도체 제품의 주문을 받고 생산 계획을 수립한 후 실제 제품이 출하·입고되기까지 소요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따라서 르네사스 측은 나카 공장의 완전 정상화에도 국제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감안해 자사의 에히메현 공장과 대만 TSMC 공장에 위탁했던 대체 생산을 당분간 지속할 계획이다.

지난 3월 19일 새벽 기계 전력 사용 급증으로 르네사스의 나카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생산 기계 23대가 파손됐다. 주로 자동차 주행을 제어하는 데 활용하는 '마이크로콘트롤러(마이콘)' 반도체를 제조하는 생산라인인 'N3동'이 피해를 입었다.

이에 르네사스 측은 차량용 반도체의 생산 공정을 중단하고 '1개월 이내 공장 복구' 목표를 세웠지만, 예상보다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복구 시기를 최대 120일, 즉 화재 4개월 후인 6~7월경으로 잡았다.

다만 복구 작업에 속도를 냈던 르네사스 측은 5월 말 공장이 정상화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지만, 지난 1일 공장 복구에 필요한 제조 설비 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 복구 일정을 재차 연기했다.
 

지난 3월 화재가 발생한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에 소재한 르네사스 나카 공장 모습.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홈페이지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