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 원희룡 “기회 넘치는 혁신의 나라 만들어야”
2021-06-24 03:00
“국가 생존, 과학기술에 달려…국가의 중심에 세워야”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김도형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21일 “기회가 넘치는 혁신의 나라로 만들기 위한 진짜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의 비전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제주도청 서울본부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우선은 공정이지만, 공정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원 지사는 인터뷰 내내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혁신의 원천은 과학기술”이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다시 국가의 중심에 과학기술을 세워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했다. 다음은 원 지사와의 일문일답.
◆美·日 LTV 120%까지...우리도 가능하다
-내년 3·9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은 공정이다. 공정을 파괴한 집권 586 세력이 공정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모욕이다. 다만 공정만으로 부족하다. 그 위에 혁신이 있어야 한다. 기회 자체를 키워야 하는 국가적 과제가 있다. 기회가 넘치는 혁신의 나라로 만들기 위한 진짜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의 비전 경쟁이 필요하다.”
-왜 원희룡인가.
“2000년에 한나라당에 입당해 보수정당의 혁신을 위해서 모든 정치 역정을 바쳐왔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하고 제주지사를 거치면서 책임지고 운영하는 경험도 더해졌다. 현실 기득권에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정치를 했다. 그게 바로 원희룡이다. 제가 쌓아온 정당정치와 행정의 경험을 접목시켜서 국가적 에너지로 써야 한다.”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0% 이상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박원순 시정과 문재인 정부에서 공급절벽이 있었다. 부동산 문제는 충분한 공급이 당연히 전제가 돼야 한다. 공급이 충분하다는 전제하에 어떻게 실수요자에게 갈 수 있게 할 거냐는 거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경우 LTV가 110% 120%도 등장한 사례가 있다. 국민들의 필요 수준, 주거에 대한 복지 수준 등 기본적인 기준을 마련한 뒤 맞춤형으로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많이 줄 필요가 있다. 혁신적인 민간의 금융기법 등과 벽을 쌓고 쳐다보지 않으려고 하니 정책이 실패한 거다. 시각을 바꿔야 한다.”
-주택 공급의 핵심이 서울, 특히 강남 재건축·재개발이다. 이곳은 민간 시장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데, 국가 개입 여지가 클지 의문이다.
“민간이 개발하려면 민간의 수익성을 보장해야 하고 과도한 수익성을 주게 되면 주택 가격 문제가 올 수 있다. 공공이 관여된 경우엔 규제를 풀거나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적정하게 관여할 수 있다고 본다. 과도한 투기나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도 있다. 공유 공간을 확충한다거나 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혁신적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노동개혁·과학기술’ 국정 중심에
-청년 일자리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지금의 일자리는 나눠야 한다. 기득권 세대의 정년 보장, 연공서열형 월급 제도가 문제다. 연공서열 위주의 급여 체계, 일자리에 대한 경직된 접근이 기득권을 보호하고 있다. 이 부분을 과감하게 타파해서 젊은 세대에게 일자리를 더 나눠주고 젊은 세대에게 분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세대 간의 일자리 나눔과 처우 개선을 전면적으로 할 때가 왔다.”
-집권 후 가장 방점을 두고 싶은 것은.
“국가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혁신의 원천은 과학기술이다. 과학부총리가 나와야 한다. 과학이란 분야를 여러 부처에서 나눠서 가져가고 해당되지 않는 부분은 국가정부기관의 연구개발 정도로 축소하고 있는데, 이래선 혁신 동력이 안 나온다.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과학기술을 다시 국정의 중심에 세워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최근에 가상화폐에 투자하셨다.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투기 현상 있다고 해서 버릴 순 없다. 투자자들의 과도한 위험에 경고도 하면서 제도의 틀 속에 보호할 건 보호해야 한다. 디지털 자산이나 기업에 대해 투명한 정보제공도 해야 한다. 자격 기준을 갖추고 걸러졌을 때 최소한 금융투자 상품으로서 관리 감독과 보호 장치는 있을 수 있다.”
◆이준석 현상, 변화와 새로운 에너지 분출
-원조 쇄신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선출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또 다른 제 모습을 보는 거 같기도 하고, 제 자신의 일처럼 기쁘다. 이준석 현상은 변화와 새로운 에너지가 분출된 것이다. 잘 뿌리 내리기 위해선 보다 안정감 있게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의 분노 아이디어, 의사소통 방식, 인재들 이게 우리 보수정당으로 많이 연결됐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의 이념적 스펙트럼, 어디까지 넓혀야 하나.
“소위 말하는 전통적인 우파 세력도 배척해선 안 된다. 대신 주도권의 문제가 있다. 참여하는 거랑 중심에 서서 과도한 영향력을 갖는 것은 다르다. 과거에 국민에게 실망을 줬던 복고로 갈 순 없다.”
-범야권에 당 밖 대선 주자들이 많다. 입당 후 원샷 경선으로 가야 하나.
“당연하다. 문재인 정권의 편가르기, 내로남불을 단절하고 새롭게 가겠다는 국민들의 의지 확고하다. 서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토론하면서 비전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고 국민과 교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빨리 와라 늦게 와라 유불리를 따지는 이런 차원이 아니다. 토론을 통해서 국가 운영의 방향과 비전을 세우는 과정은 충분할수록 좋다. 빨리 시작될수록 좋다.”
◆尹 X파일, 공작적 음모론...반드시 철퇴
-당 밖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지지율이 월등히 높다. 밖에서 후보 단일화 경선을 요구할 수도 있지 않나.
“4·7 재보선의 압승, 이준석 대표의 등장으로 국민의힘이 과거보다 자체 체력을 많이 확보했다. 야권 원팀 플랫폼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형성돼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으로 당 안팎이 시끄럽다.
“우리가 1차적으로 경계하고 싸워야 하는 것은 민주당의 재집권 음모다. 갈라치기하고 이간질해서 이득을 보려는 불순한 정신에 동의할 순 없다. 이회창 후보에 대한 병풍 공작과 같은 성격이라 이준석 대표에게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공작적 음모론으로 국민들의 선택을 방해하는 낡은 정치에 대해선 철퇴를 가해야 한다.”
-여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소득을 내걸고 있다. 포퓰리즘 논란을 어떻게 보나.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한국 경제의 활력과 일자리를 말살시켰다. 이 지사의 정책은 한술 더 뜨겠다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현금을 나눠주겠다는 거 아닌가. 이 지사의 경제정책은 호러, 공포영화 수준이다. 경제성장론으로 엉망이고 분배 정책으로도 엉터리다. 한 달에 4만원 주겠다고 하는데 1년이면 26조원이다. 26조원이면 육아휴직, 부모급여, 일자리 재교육 다 시키고도 남는다. 이런 정책을 하면 나라가 큰일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