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암호명·1호기 공개 논란에 “애먼 트집” 반박

2021-06-21 08:37
개인 SNS에 관련 내용 게재…기밀 노출 비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 유럽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휴일인 20일 공식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순방 성과를 정리했다. 청와대는 이날 순방 뒷얘기를 공개하면서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연설문을 점검하는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사진=탁 비서관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유럽 3개국 순방 암호명과 공군 1호기 내부의 회의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외교 관련 정보를 참모의 개인 계정을 통해 알렸다는 점에서다. 탁 비서관은 해당 논란에 대해 “보안요소가 없다”면서 “조금이라도 더 순방 내용을 전달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탁 비서관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 행사명은 ‘콘서트’였다”고 밝혔다. 대통령을 수행하는 청와대 참모가 자신의 SNS에 순방 암호명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순방 암호명이 대통령령상 국가정보원 보안업무규정 제4조에 따라 3급 국가비밀(누설될 경우 국가안전 보장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비밀)에 속한다.

규정에 따르면 청와대를 포함한 각 국가기관은 비밀의 작성·분류·취급·유통 및 이관 등 모든 과정에서 비밀이 누설되거나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탁 비서관은 또한 1호기 내부 모습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순방 기간 쉬지 않고 일정을 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유럽 순방이 종료됐고, 예전에도 암호명이 사후 공개된 적이 있다는 게 탁 비서관의 주장이다. 실제 2019년 3월 동남아 순방 당시 코드명은 고려시대의 국제무역항인 ‘벽란도’(碧瀾渡)였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성공을 기원하는 뜻에서 명명됐다.

다만 청와대 참모가 이를 자신의 SNS 개인 계정에 올린 적은 없었다.

탁 비서관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 20일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대통령의 유럽 순방 암호명(코드네임) 공개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면서 “더는 비밀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6박 8일 간의 순방 행사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조금이라도 더 내용을 전달하려는 의도였다”면서 “대개의 경우 설명하지 않아도 되지만, 역시나 트집을 잡고 논란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고 꼬집었다.

탁 비서관은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코드네임은 내용을 가리기 위한 장치”고 규정한 뒤 “보안상 대통령의 일정을 행사 전까지 숨기기 위해 누가 들어도 연상할 수 없는 제목을 붙인다”면서 “아예 ‘00 방문’을 대신해서 공개적으로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탁 비서관은 글과 함께 이명박 정부에서 제작된 ‘암호명’ 배경 관련 동영상 링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군 1호기에서 참모진들과 회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그는 “애먼 트집이나 억지주장, 있지도 않은 외교참사나 홀대보다는 대통령의 순방 성과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