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대한민국] ⑭ 감염보다 낙인이 더 두려워요
2021-06-19 08:42
끝이 보이는 코로나와 전쟁... 확진자에 대한 비난과 마녀사냥 경계해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한민국 사회·경제의 모습을 180도 바꿨다. 더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달라진 대한민국의 모습을 연재를 통해 조망한다.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으면서 코로나와의 전쟁이 끝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에 곳곳에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코로나 낙인이 찍힌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중이다.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으면서 코로나와의 전쟁이 끝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에 곳곳에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코로나 낙인이 찍힌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중이다.
19일 보건계에 따르면 국민 대다수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비난, 마녀사냥 등 사회적 낙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1년 경과, 멘탈데믹 경고’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68.1%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코로나 블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올해 3월 22~23일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2000명에게 모바일‧웹 설문조사 방식으로 해당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신뢰수준은 95%에서 표본오차 ±2.19%포인트다.
실제로 '코로나 낙인' 현상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대구 시민을 코로나 원흉으로 낙인찍고 혐오 표현을 쏟아내는 글이 우후죽순으로 올라왔다.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은 직접 “국민 여러분들이 대구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로 힘과 용기를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대구에 대한 코로나 낙인찍기를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5월 집단감염 발원지였던 이태원은 아직 코로나 낙인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은 올해 초 이태원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26.7%로 서울 평균인 8.8%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명동(22.3%)보다도 높은 수치다.
코로나 낙인을 받고 직장을 잃은 사람도 있다.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진료비를 승인받은 직장보험 가입자는 6635명이다. 이 중 19.7%(1304명)가 직장을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가에는 코로나 낙인이 두려워 확진 사실과 관련 정보를 자진 신고하는 학생도 생겼다. 서울의 한 대학을 다니면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교내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며 자신의 동선을 스스로 공개했다. 또 다른 확진자 B씨는 “여러분께 코로나에 대한 걱정을 끼쳐서 죄송하다. 저의 이동 경로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알려드리는 것이 맞다 싶어 (동선을) 올린다”고 전했다.
연구원은 올해 3월 22~23일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2000명에게 모바일‧웹 설문조사 방식으로 해당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신뢰수준은 95%에서 표본오차 ±2.19%포인트다.
실제로 '코로나 낙인' 현상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대구 시민을 코로나 원흉으로 낙인찍고 혐오 표현을 쏟아내는 글이 우후죽순으로 올라왔다.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은 직접 “국민 여러분들이 대구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로 힘과 용기를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대구에 대한 코로나 낙인찍기를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5월 집단감염 발원지였던 이태원은 아직 코로나 낙인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은 올해 초 이태원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26.7%로 서울 평균인 8.8%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명동(22.3%)보다도 높은 수치다.
코로나 낙인을 받고 직장을 잃은 사람도 있다.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진료비를 승인받은 직장보험 가입자는 6635명이다. 이 중 19.7%(1304명)가 직장을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가에는 코로나 낙인이 두려워 확진 사실과 관련 정보를 자진 신고하는 학생도 생겼다. 서울의 한 대학을 다니면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교내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며 자신의 동선을 스스로 공개했다. 또 다른 확진자 B씨는 “여러분께 코로나에 대한 걱정을 끼쳐서 죄송하다. 저의 이동 경로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알려드리는 것이 맞다 싶어 (동선을) 올린다”고 전했다.
전염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 문제는 심각한 데 비해 일상으로 돌아간 사람은 절대적으로 많다. 18일 0시 기준 국내 확진자 중 격리해제자 비율은 94.39%다. 확진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코로나19를 겪고 나서도 일상으로 돌아간 셈이다.
사회 현상 중 ‘낙인효과’라는 이론이 있다. 낙인효과란 좋지 않은 과거 경력이 현재의 인물 평가에 영향을 미쳐 나쁜 사람으로 낙인받은 사람은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즉 부정적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낙인찍힌 채 사회생활을 하면 우울증 등 불안한 정신 질환을 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국내에 유행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는 감염자 절반 이상이 완치 1년이 지난 후에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한 바 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문가도 코로나 낙인에 찍힌 사람의 낙인효과 현상을 경계했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낙인 인식도가 매우 높다. 이는 대상자들을 사회로부터 심리적으로 격리, 불안·우울감을 더 악화하는 만큼 이를 해소할 캠페인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염민섭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마음 건강 대책을 강화하여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회 현상 중 ‘낙인효과’라는 이론이 있다. 낙인효과란 좋지 않은 과거 경력이 현재의 인물 평가에 영향을 미쳐 나쁜 사람으로 낙인받은 사람은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즉 부정적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낙인찍힌 채 사회생활을 하면 우울증 등 불안한 정신 질환을 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국내에 유행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는 감염자 절반 이상이 완치 1년이 지난 후에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한 바 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문가도 코로나 낙인에 찍힌 사람의 낙인효과 현상을 경계했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낙인 인식도가 매우 높다. 이는 대상자들을 사회로부터 심리적으로 격리, 불안·우울감을 더 악화하는 만큼 이를 해소할 캠페인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염민섭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마음 건강 대책을 강화하여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