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무용에 담은 ‘효’ 선보이는 국립국악원 무용단
2021-06-18 14:21
효심 담아 빚은 일곱 빛깔 화려한 궁중무용이 무대 위를 수놓는다.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무용단 정기공연 ‘춤으로 빚은 효’(연출 남동훈)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올린다. 무대에서 자주 접할 수 없던 궁중무용 종목 7종을 엄선해 원형에 가깝게 선보여, 조선시대 후기의 예술적인 다양성을 무대에 구현한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예술감독 유정숙)은 개원 70주년을 맞이해 궁중무용의 근간을 이루는 ‘효’ 사상을 엿볼 수 있는 7개 종목을 엄선해 이번 공연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현전하는 대부분의 궁중무용을 예제(睿製)한 효명세자의 작품 중 ‘효’의 정신이 깃든 ‘망선문’, ‘춘대옥촉’, ‘보상무’, ‘향령무’, ‘박접무’, ‘춘앵전무’, ‘첩승’ 등 7종의 종목을 엄선해 선보인다.
대표적인 독무(獨舞)로 꼽히는 ‘춘앵전무’를 비롯해 화려한 의물과 의상을 갖추고 선보이는 군무(群舞)가 무대를 꾸민다.
이어지는 ‘춘대옥촉(春臺玉燭)’과 ‘보상무(寶相舞)’, ‘향령무(響鈴舞)’에서는 화려한 무대 장치와 무구(舞具, 춤을 출 때 쓰는 도구)로 선보이는 신선들의 축하 무대가 펼쳐진다. ‘춘대옥촉’에서는 ‘윤대(輪臺)’라는 특별한 무대 위에서 보등(寶燈)과 당(幢)을 들고 춤을 추며 신선들이 내려와 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하는 내용의 노래를 부른다.
‘보상무’에서는 신선의 세계에서 내려온 무희들을 묘사하는 노래를 부르며, 무대 가운데 있는 연꽃 항아리에 채색 공을 던져 넣으며 추는 춤을 선보인다. 공이 항아리에 들어가면 상으로 꽃을 주고, 넣지 못하면 벌로 얼굴에 붓으로 검은 점(먹점)을 찍어 재미를 더한다. ‘향령무’에서는 방울에 매듭을 늘어뜨려 장식한 ‘향령’을 두 손에 들고 흔들고 뿌리면서 신선들이 사는 궁전의 향기을 흩날리며 춤을 춘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린 ‘박접무(撲蝶舞)’와 ‘춘앵전무(春鶯囀舞)’도 무대를 수놓는다. ‘박접무’에서는 봄날의 호랑나비가 날갯짓하며 노는 형상을, ‘춘앵전무’에서는 이른 봄날 아침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에서 노래하는 꾀꼬리의 자태를 각각 춤으로 표현한다. 특히 ‘춘앵전무’에서는 버드나무 가지로 상징되는 화문석 위에서 독무로 선보이는데, 봄날의 버드나무는 ‘회춘’을 상징하기도 해 장수의 의미도 담고 있다.
공연의 마지막은 열 번의 창사(唱詞, 궁중무용을 하며 부르는 가사)를 부르며 형태를 바꿔가며 추는 춤인 ‘첩승(疊勝)’으로 막을 내린다. ‘첩승’은 효명세자가 직접 지은 한시(漢詩)를 총 10첩으로 구성해, 1첩부터 10첩까지 노래하며 각 첩 사이에 무동들이 춤을 추는 작품이다. 한시의 내용은 궁중 잔치 현장에 왕비가 주인공으로 있는 상황을 담아, 어머니 순원왕후의 존재를 부각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10첩의 창사 전체를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유정숙 예술감독은 “왕권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목적으로도 창제되었던 궁중무용의 정치적 색채를 걷어내고, 춤 내면에 순수하게 담은 효명세자의 ‘효’의 정신을 되짚어보기 위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히며 “이번 공연을 통해 복잡한 갈등이 혼재하는 우리 주변을 다시 돌아보고 서로를 존중하며 배려하는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