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새롭게 시행된 중국의 ‘화장품 허가 등록 관리 방법’의 영향으로 화장품 시장의 신제품 등록 건수가 100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그만큼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제품 등록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중국으로 화장품을 수출하는 국내 업체들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16일 중국 제몐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부터 정식으로 시행된 화장품 등록 및 비안(备案)정보관리 플랫폼에는 19일까지 단 한 건의 화장품 등록 정보도 나타났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달 20일에야 첫 번째 일반 화장품이 등록됐으며, 그후 점차 늘어난 등록 건수는 6월 7일 기준 72건, 10일까지 375건으로 늘었다.

이는 중국의 새로운 화장품 허가 등록 관리 방법이 도입된 후 41일간 일반화장품 등록 건수가 총 375건이라는 의미인데, 기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중국 아이루이왕이 발표한 ‘2020년 11~12월 중국 화장품 등록 건수에 따른 판매 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규 화장품 등록 건수는 월평균 3만4600개에 달했다. 이와 비교하면 화장품 등록 건수가 10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사실 화장품 허가등록 관리 방법은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 ‘신(新) 화장품 감독관리 조례(이하 조례)’의 일환이다. 중국 국무원은 1990년부터 시행된 기존 화장품 감독법을 지난해 말 30년 만에 개정했는데, 이 조례가 바로 그것이다.

총 6장, 80개 조항으로 구성된 신 조례는 국내외 화장품 업체의 원료 관리, 인증 및 등록, 광고 등 유통과정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반하면 판매권을 빼앗겨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처벌될 수 있다.

또 조례에서는 화장품을 특수화장품과 일반화장품으로 나눠서 관리하도록 했다. 염색·파마·미백·자외선차단·탈모방지 및 새로운 효능이 포함된 메이크업 제품이 특수 화장품이며, 이를 제외한 모든 제품은 일반 화장품이다. 중국은 특수 화장품은 등록관리를, 일반화장품은 비안관리를 실시한다. 비안은 화장품 성분과 기술 관련 정보를 국가식품의약국에 공시하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가 된 점은 제품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관리 책임 강화 부분이었다. 새 조례는 각 화장품 업체가 제품 안전 평가를 진행하는 전문가를 배치하도록 하고, 담당자는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5년 이상의 관련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새 플랫폼에 화장품 품질 관리 책임자에 대한 자료와 업무별 경력, 직책 등을 상세하게 기술해야 했는데, 이 부분에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업체들이 다수 있었다.

판커화장품연구개발의 펑관제(彭冠傑) 연구개발 담당자는 “업계 내에 품질 안전 책임자가 전체적으로 부족하다”며 “일부 업체들이 제품 등록을 준비하다가 비안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준에 맞는 책임자는 주로 화장품 위탁생산 업체에 집중돼 있는데, 당국은 이 책임자가 2개 이상의 브랜드에서 겸직할 수 없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의 화장품 브랜드의 신제품 출시 속도가 당분간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