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바통 넘겨받은 KDB인베스트먼트

2021-06-07 18:56
김형·장항기 사장, 각자 대표 체제로 대우건설 기업가치 제고
재무건전성 개선에 원매자 다수 나오자 KDB인베스트먼트 셈법 빨라져

[KDB인베스트먼트]




대우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항기 관리대표의 사장 승진에 따라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우건설이 정 대표의 사장 승진 의결로 매각을 위한 준비를 마치면서, 그 다음 바통이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날 주총으로 정 대표가 매각 전면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면서,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우건설 매각이 예정대로 일정이 진행될 경우, 이달 말 예비입찰을 거쳐 7~8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에 앞서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몸값의 적정선을 책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공개 매각 당시 호반건설이 제시한 금액은 1조6000억원이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2조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수 희망자가 몰리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우건설에 관심을 보이는 곳으로 중흥건설, DS네트워크 컨소시엄, 아부다비투자청, 중국건축공사,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 등이 꼽힌다.

우선 대우건설 인수 의지가 강한 곳은 DS네트워크 컨소시엄과 중흥그룹이다. 디벨로퍼인 DS네트웍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글로벌 투자회사 IPM 등을 끌어들여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지난해 초 현금 4조원을 마련해 해외사업이 가능한 대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실탄은 이미 확보한 셈이다.

여기에 제조업을 선호하고 쌍용양회 등 관련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한앤컴퍼니도 적극적인원매자로 분류된다.

금융업계에서는 과거 1조 6000억원을 상회하는 금액을 받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우건설의 실적이 부진했을 때도 1조 6000억원 수준이 제시됐다”면서 “지금처럼 재무건전성이 날고 좋아지고, 적극적인 원매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수의 원매자를 고려 중인 KDB인베스트먼트와 달리 대우건설은 자본력을 갖춘 해외 자본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보군으로 글로벌 국부펀드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중국 건설사인 중국공정총공사 등의 인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해외기업에 넘길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능력이 우수하고 각종 특허를 가진 대우건설이 해외로 팔릴 경우 국부유출 논란일 일 수 있다”면서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