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토 걸치고 롯데월드타워 들어 올린 장하나

2021-06-06 17:25
KLPGA 롯데 오픈 마지막 날
장하나·유해란 6언더파 연장
1차전서 파로 올해 첫승 거둬
7번째 연장전서 3승 기록해
통산 14승, 상금 51억원 누적

망토를 걸치고 롯데월드타워(우승컵)를 들어 올리는 장하나[사진=박태성 제공]


장하나(29)가 연장 1차전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기인 벙커 샷으로 유해란(20)을 눌렀다.

2021 KLPGA 투어 롯데 오픈(총상금 8억원·1억4400만원) 마지막 날 경기가 현충일(6일) 인천 서구에 위치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 유에스에이(U.S.A)·오스트랄아시아(파72·6716야드)에서 열렸다.

마지막 날 결과 장하나는 버디와 보기를 4개씩 주고받아 이븐파 72타를 때렸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유해란(6언더파 282타)과 연장 승부를 펼쳤다.

연장 1차전 결과 파를 기록한 장하나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해 첫승이자, 투어 통산 14승이다. 우승 상금으로 1억4400만원을 받아 정규 투어 누적 상금 51억3461만46원을 쌓았다. 정규 투어 50억원 돌파를 우승으로 자축한 셈이다.

1번 홀(파4)에서 출발한 장하나는 4번 홀(파4)과 6번 홀(파5) 보기 2개를 범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9홀 2타를 잃은 그는 10번 홀(파5) 후반 첫 홀 버디에 이어 13번 홀(파4) 버디를 낚으며 반등을 꾀했다. 14번 홀(파5) 보기로 잠시 주춤했던 그는 15번 홀과 16번 홀(이상 파4) 두 홀 연속 버디를 통해 선두로 뛰어올랐다. 16번 홀에서는 깃대 옆 해저드를 무시한 채 공격적으로 쏘아 올렸고, 약 12m 퍼트를 단박에 떨구며 버디를 기록했다. 마지막 홀인 18번 홀(파4) 보기로 1타를 잃었다.

유해란과 함께 연장전으로 향했다. 18번 홀에서 1차전이 시작됐다. 두 선수의 두 번째 샷이 모두 벙커에 빠졌다. 벙커 샷 대결이 펼쳐졌다. 장하나가 먼저 시도했고, 깃대와 70cm 거리에 공을 붙였다. 반면, 유해란은 1.6m 거리에 안착시켰다. 유해란이 먼저 퍼트를 했지만, 홀을 벗어나고 말았다. 장하나가 70cm 파 퍼트를 떨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우승이다.

장하나는 시상식에서 붉은색 망토를 걸치고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모양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 모습이 마치 '슈퍼맨'과 같았다.

장하나는 이날 티잉 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쥐고 평균 249야드(227m)를 날렸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1.43%(10/14), 그린 적중률은 77.78%(14/18)의 통계치를 냈다. 퍼트 수는 32개로 30개를 웃돌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장하나는 "초반에 보기 2개를 하면서 포기했었다. 이후에는 장갑 벗을 때까지 모르는 골프장이라 실수를 줄이자고 생각했다. 잊지 못할 우승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6번 홀이 승부처였다. 사실 두 번째 샷에서 실수했다. 그린에 올라가 보니 오전에 연습했던 긴 거리 퍼트가 남아 있었다. 공 라이와 라인도 좋았다. 자신 있게 퍼트를 했다"고 덧붙였다.

장하나는 벙커 샷 연습을 꾸준히 했다. 그는 "대회장에 오면 모래의 습도부터 본다. 꾸준히 연습했다. 모래를 이해해야 한다. 그 결과 벙커 샷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우승 부상으로 받은 우승컵(롯데월드타워)과 망토에 대해 "망토를 걸치고 롯데월드타워에서 날아가라는 의도인 것 같다. 특이하고 좋다"고 말했다. 

2010년 KLPGA에 입회한 장하나는 투어 통산 14승을 쌓았다. 지난해 11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우승 이후 7개월 만이다. 가을에만 우승해 '가을 여왕'이라 불리던 그가 초여름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우승은 7번째 연장전에서 거둔 3번째 우승이다. 지난 2번의 우승은 2018년(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과 2019년(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다. 최근 연장전 패배는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박민지(23)에게 패배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이후 투어 통산 2승을 노렸던 유해란은 두 번째 우승컵을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최근 골프채와 캐디를 바꾸면서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는 최혜진(22)은 이날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3위에 올랐다.

장하나, 유해란과 마지막 조로 출발했던 투어 12년 차 박주영(31)은 이날 1타를 잃으며 4언더파 284타 공동 4위로 생애 첫승은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