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빌라에서 3세 여아를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22)씨가 재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 자신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형사합의부(이윤호 부장판사)는 4일 오후 선고 공판에서 살인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20년에 16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초 이사를 하면서 빈집에 아이를 방치해 같은 달 중순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 2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법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보호하고 있던 피해자를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보호 양육을 소홀히 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라며 "혼자 있었을 피해자가 느꼈을 배고픔과 두려움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안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린 나이에 전 남편과 별거 후 경제적 곤궁 속에서 양육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했을 것인 점, 사건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적극적으로 살해를 의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 청구는 기각했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흐느끼며 “뒤늦게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벌을 달게 받겠다. 죄송하다”며 사죄했다고 전해졌다.

앞서 김씨는 숨진 여아의 친모로 살아왔다. 그러나 수사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검사에서 숨진 여아의 친모는 외할머니로 여겨온 석모(48)씨로 확인돼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김씨와 숨진 여아가 모녀가 아닌 자매 사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이 사건은 당초 아동학대에서 '미스터리 사건'으로 번져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김씨는 석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라는 사실 등을 몰랐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한편 김씨의 모친이자 숨진 여아의 친모 석모 씨도 현재 사체은닉 미수와 미성년자 약취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