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국채금리 급등·긴축 우려에 제동…나스닥 1.03%↓

2021-06-04 06:39
민간고용 호조에도 긴축우려에 하락
다우지수,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해
유럽증시, 관망세·차익매물에 내림세
국제유가 혼조 마감…WTI, 0.03% 빠져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경제지표 개선을 확인한 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중앙은행의 조기 통화 긴축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 결과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고,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인베스팅닷컴은 "4일 발표되는 미국의 5월 비농업 신규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민간고용과 실업수당 지표에서 고용시장 개선이 확인되자 시장은 연준의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논의 가능성을 높게 잡았다"며 지수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34포인트(0.07%) 소폭 하락한 3만4577.04로 마감,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27포인트(0.36%) 빠진 4192.8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1.82포인트(1.03%) 추락한 1만3614.51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의 11개 분야에서 △필수소비재(-1.22%) △산업(-0.25%) △공업원료(-0.02%) △부동산(-0.2%) △기술(-0.91%) △커뮤니케이션 서비스(-0.73%) 등은 하락했고, △임의소비재(0.51%) △에너지(0.31%) △금융(0.24%) △헬스케어(0.4%) △유틸리티(0.52%) 등은 상승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5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018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은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치에 대한 부담감과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 시점을 가늠할 수 있는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나온 관망세에 영향을 받았다.

IHS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5월 합성 PMI 확정치는 57.1로, 시장 전망치 56.9와 전월의 53.8을 모두 웃돌았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26포인트(0.23%) 떨어진 4079.24를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3.60포인트(0.21%) 빠진 6507.92를, 영국 런던 FTSE100지수는 43.65포인트(0.61%) 하락한 7064.35로 마감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는 1만5632.67로 전일 대비 29.96포인트(0.19%) 상승했다.
 

3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일주일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갈무리]

​◆ 5월 민간고용 100만명 육박···비농업 신규고용 관심↑
시장은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민간고용, 실업수당 지표를 확인하며 다음 날 발표될 비농업 신규고용에 초점을 맞췄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민간고용은 전월 대비 97만8000건이 증가하며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68만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4월 민간고용은 기존의 74만2000명 증가에서 65만4000명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크게 줄며 고용시장의 개선을 재확인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 대비 2만명이 감소한 38만5000명(계절 조정치)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4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이는 지난해 3월 14일 주간의 25만6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트레이드(E-Trade)의 마이크 뢰벤가르트(Mike Loewengart) 투자전략 부문 이사는 "ADP의 민간고용이 크게 늘고,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40만명 장벽을 깨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내일(4일) 발표될 비농업 신규고용에 쏠렸다"면서 "경제가 이제 단순한 회복이 아닌 확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현실적인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설명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시장은 5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67만1000명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월에는 26만6000명을 기록했었다.

코로나19로 무너진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소식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고용시장 개선 이후에 다가올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연준은 물가상승률 2% 유지와 완전 고용 등을 통화정책 변화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로 반영했다.

고용지표 발표 이후 급등한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시장금리)도 지수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오후 5시 5분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14% 뛴 1.625%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1.589%로, 1.5%대 후반에 머물렀던 국채수익률은 고용시장 개선 확인 후 1.6%대로 치솟았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 최저한도 15%'의 방안을 새롭게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경기부양책의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를 28%로 올리는 방안을 내놨지만, 공화당은 이를 강력하게 반대해 의회 통과에 진통을 겪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유가 혼조···미국 휘발유 재고 예상 밖 증가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주간 휘발유 재고가 시장 예상과는 달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최근 이어진 강세에 따른 차익 매물이 등장한 영향이다. 다만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뉴욕상업거래소의 7월물 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2달러(0.03%) 하락한 배럴당 68.81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는 0.05달러(0.07%) 오른 71.36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5월 28일로 끝난 주간 원유재고는 507만9000배럴 감소한 4억7927만 배럴로, 시장 전망치 230만 배럴 감소보다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149만9000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도 372만 배럴 늘었다. 앞서 전문가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170만 배럴, 110만 배럴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원유 수요 증가에 표를 던지고 있다. 오안다의 소피 그리피스 시장 분석가는 "수요 전망이 미국, 유럽, 중국에 의해 크게 강화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원유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금값은 달러화 강세에 추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선물은 36.60달러(1.9%) 빠진 온스당 1873.30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온스당 1900달러 선이 무너지며 지난달 18일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66% 오른 90.50을 기록하며, 3주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