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중국계 관광지 개발 활발(상)

2021-06-03 15:27

[시아누크빌 해안에서는 중국계 기업의 관광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20년 11월 (사진=시아누크빌 비지니스 컨설턴시 제공)]


캄보디아 남부 시아누크빌주에서 중국계 기업들의 관광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 종식 후, 시아누크빌주를 방문하는 중국인들의 증가로 고급호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리조트 지역에서 향후 중국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향후 5년간 고급호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 것이다". 캄보디아 부동산 업체 비욘드 리얼티의 버스터 비니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던 시아누크빌에서는 신종 코로나 사태 후 관광객이 급감, 거리에는 공실물건이 넘쳐났으며, 이전처럼 중국인들이 북적거리는 광경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비니지 대표는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고, 중국과 캄보디아에서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는건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비니지 대표의 예측을 뒷받침하듯 시아누크빌에서는 대형 관광개발 계획이 잇달아 진행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중국계 부동산 개발업체 프린스리얼스테이트그룹(太子地産集団)은 시아누크빌 해안지역에 대규모 관광복합시설 '리암시티' 개발을 추진중이다.

시아누크빌 국제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 매립지에 호텔, 리조트 시설, 아파트, 일반주택, 상업시설, 레스토랑 등을 정비하는 계획이다. 개발면적은 834ha. 지난해 2월 계획단계에서는 2023년에 완공 예정이었다.

중국계 기업의 호텔 개발계획도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투자인가당국인 캄보디아개발평의회(CDC)에 의하면, 싱다시제인터내셔널호텔은 3억 3150만달러(약 363억 6000만엔)를 투입해 5성호텔(1500실)을 건설할 예정. 시강V컨티넨트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는 2억 2600만달러, 하이강그랜드호텔은 1억 5300만달러를 투입해 5성호텔을 건립한다. 객실수는 각각 1111실과 900실. 착공시기 등 상세한 사항은 공표되지 않았다.

■ 홍콩, 마카오급 리조트로?
"시아누크빌은 향후 홍콩이나 마카오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지역이 될 것". 2019년에 그룹회사를 통해 5성호텔을 오픈한 중국계 카지노 운영사 센츄리엔터테인먼트 만 손 대표는 호텔 개업식 때 이렇게 말했다. 이 회사 뿐만 아니라, 개발업자들 사이에서는 시아누크빌 투자에 대한 기대를 쉽게 엿볼 수 있다.

그럼 시아누크빌은 왜 중국 기업의 인기 투자처가 된 것일까.

시아누크빌은 수노 프놈펜에서 남서방향으로 200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타이만과 접하고 있는 항만도시다. 2008년에 개설된 중국계 시아누크빌경제특구는 캄보디아 경제특구 중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140개사가 입주해 있다. 중국 정부로부터는 거대경제권구상인 '일대일로' 시범사업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캄보디아와 밀월관계에 있는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는 이전부터 계속 확대추세를 보이고 있었으나, 2016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취임 후 첫 캄보디아 방문 이후 양국관계는 한층 더 강화되었으며 투자도 급증했다. 특히 시아누크빌에서는 제조업체의 경제특구 진출 뿐만 아니라, 해안가 리조트 지역에 대한 호텔 및 카지노 관광투자가 가속화됐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2020년 6월까지 4년간 70억달러 규모의 시아누크빌 건설투자의 대부분은 중국 기업이 집행한 것이었다.

■ 코로나 이후, 관광객 회복 추세
당시 캄보디아에서는 중국에서 금지된 온라인 도박에 대한 규제가 느슨했기 때문에, 특히 중국에서 카지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 지역을 많이 찾았다. 내무부 이민총국에 의하면, 2019년은 카지노에서 일하는 중국인을 중심으로 장기체류 외국인이 급증했다. 이민총국이 발행한 약 45만명분의 장기체류 비자 중 중국인이 약 70%를 차지했을 정도였다.

이후 온라인 도박을 통한 자금세탁 등 범죄 위험성에 대한 경계심이 사회적으로 확대되자, 2019년 8월 캄보디아 정부는 온라인 도박사업 면허발행을 중지했으며, 이와 동시에 중국인 장기체류자 수는 급감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2019년 말까지 20만명 이상이 출국했다. 시아누크빌의 한 주민은 "당시 밖에 나가면 항상 중국인들로 시끌벅적했었는데, 최근엔 거리가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0년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입국규제로, 중국인 여행객 수는 더욱 줄어들었다. 2020년 1월 12만 3550명에서 4월에는 3031명까지 감소했다. 그 후 양국을 잇는 항공편 운항이 재개됨에 따라, 여행객 수는 현재 회복추세에 있다. 9~10월에는 각각 1만명 수준까지 확대됐다.

여전히 신종 코로나 여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시아누크빌 부동산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비니지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시아누크빌 물건의 높은 자산매각 이익, 향후 예상되는 높은 경제성장, 부동산 투자에 대한 낮은 규제 등으로 앞으로도 중국으로부터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일본계 기업 참여 여지 있을까
중국계 기업들의 관광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식 리조트 시설을 건설하고자 하는 구상도 부상하고 있다. 시아누크빌주 프레이놉지구의 한 사업자는 369ha의 토지에 삼림리조트를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동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시아누크빌 비지니스 컨설턴시의 핫토리 히로시(服部寛) 대표에 의하면, 일본계 호텔 유치 및 골프장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 대형리조트 개발이 검토되고 있으며, 현재 개발업자를 물색하고 있는 단계라고 한다.

핫토리 대표는 "시아누크빌은 중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어, 일본 기업들에게는 이제 자리가 없다는 시각이 일본에서 지배적이나, 일본식 '환대'를 제공하는 리조트 시설은 아직 캄보디아에는 없으며, 분명히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아누크빌에서는 중국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범죄도 증가해, 치안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주민들 사이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한편, 캄보디아에는 전체적으로 친일감정을 가진 사람이 많다.

현지 관계자는 "시아누크빌에서는 일본 기업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면서, "일본 정부가 오랜기간 지원해 온 캄보디아 최대 항구인 시아누크빌항이 캄보디아에서 일본의 존재감을 사수하는 상징처럼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 독무대로 보이는 시아누크빌. 일본 기업들의 참여 여지는 아직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