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올 하반기 수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듯”

2021-06-01 15:51
“수출에서도 K자형 양극화 현상 우려”

12대 수출 주력 업종 해당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올해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주요 국책 기관들도 전년 동기 대비 수출증가율이 하반기에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하반기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질 조짐이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을 비롯한 12대 수출 주력 업종의 1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2021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 결과 올해 하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55.2%가 올해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 기업 중 업종별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이동통신기기 등 전기전자는 70%, 자동차·자동차부품은 63%, 바이오헬스는 59.5%, 석유화학·석유제품은 52.4%가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반면 일반기계·선박과 철강 업종은 응답 기업 중 68.2%, 53.8%가 올 하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은 “하반기 수출 증가를 전망한 기업보다 감소를 예상한 기업이 더 많은 상황에서도 전체 수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일부 업종과 기업이 전체 수출 증가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의미”라며 “수출에서도 업종·기업별로 실적이 갈리는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한국은행, KDI 등 국책 기관도 올 하반기 수출증가율이 상반기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과 KDI는 하반기 수출증가율을 4.0%, 4.1%로 각각 전망했다. 이는 한국은행과 KDI가 발표한 상반기 수출증가율 전망치(각각 14.8%, 13.8%)와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진 수치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기업 중 53.3%는 올해 하반기 수출 채산성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채산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28.7%,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8.0%였다.

수출 채산성이란 수출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수준을 의미한다. 수출 채산성이 좋으면 같은 양을 수출해도 기업의 이익은 증가한다.

또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이 수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환율은 평균 1122원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백신확보 등 코로나19 대응 총력(31.8%) △금융지원, 세제지원 등 확대(18.5%) △불합리한 기업규제 개선(18.3%) △한일관계, 미중 무역분쟁 등 외교 현안 해결(14.4%) △신흥시장 발굴, 수출처 다변화 등 지원(11.2%) 등의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2021년 하반기 수출 증감률 전망 조사 결과. 전기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이동통신기기를 합해 산출.[자료=한국경제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