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달러 근접한 국제유가…산유국 증산 '줄타기'

2021-06-01 11:23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백신 배포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탓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이제 공급과잉의 시대는 지났다고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3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 회의가 1일 열린다. 이 회의에서는 감산 완화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OPEC+는 7월까지 점진적으로 감산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그러나 7월 이후 얼마나 증산될지는 불분명하다.

모하마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바이러스 확산 속도처럼 국제 유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매우 많은 시점이다"라고 31일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감산을 유지하는 것은 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과 이란의 시장 참여라는 두 가지 리스크를 견딜 수 있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브렌트유 선물이 거의 70달러에 육박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고가로 유지되는 것은 물가상승을 촉발해 국제경제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7월 이후 산유국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산유국의 움직임은 전 세계 물가 상승 흐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OPEC 기술위원회는 7월 이후 주요 선진국들의 원유재고량이 2015~2019년 평균 수준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OPEC+가 하반기에는 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루이스 딕슨 연구원은 "시장은 지난해 4월과 정반대의 진퇴양난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딕슨은 “생산자들은 이제 빠르게 증가하는 수요를 정교하게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면서 "만약 시장이 지나치게 공급 부족으로 갈 경우 높아진 유가는 글로벌 경제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전망 역시 아직 불투명하다. 인도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일본과 말레이시아와 같은 국가들 역시 최근 다시 봉쇄령을 내리는 등 감염병 확산 정책의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시장 복귀 역시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완화에 대한 대가로 핵 활동을 제한한 2015년 핵 협정을 부활시키기 위해 서방 국가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란은 6월 18일 대선을 치르기 전에 합의에 도달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만약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고 미국이 제재를 해제한다면, 이란 원유 수출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올해 연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74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 가치 등 변수에 따라 브렌트유 기준으로 가격이 1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이 자체 분석 모형으로 추정한 연말 국제유가는 배럴당 74달러다. 연평균 유가는 68달러로 제시했다.

다만 올해 3분기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유 재고가 급감하거나, 달러 가치의 하락 혹은 물가상승에 따른 헤지를 위해 원자재로 자금이 몰려들 경우에는 100달러까지 유가가 치솟는 것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