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남북관계 미·중관계 종속변수될까 걱정...北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2021-05-31 19:25
"대통령 선거 미중관계 변수 걱정...北, 내적 고심 마무리해야"

이인영 통일부 장관(자료사진) [사진 =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31일 "남북관계가 다시 미·중관계의 종속변수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북한이 이제는 내적 고심을 마무리하고 대화와 평화의 시계를 앞당기기 위한 장으로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제주 도의원 정책간담회에서 "통일부는 상반기 중에 집중해서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고, 하반기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다시 본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시간 계획으로 임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얼마 전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로 남북 간에, 또 북미 간에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여건은 나름대로 충분히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올해 사회적 대화를 통한 통일국민협약 최종안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통일플러스센터 등의 지역거점을 확충하면서 민간·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 "대통령 말씀 그대로 숙고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대화와 평화의 시계를 앞당기기 위한 장으로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장관은 취임 10개월이 지났음에도 교착상태에 머물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하노이 노딜 이후 상황을 좋게 만드는 데 정말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시간들"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국 정권교체 등 변수들도 있었지만 우리 스스로 충분한 노력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부족하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북 당국 간 대화 재개가 늦어지더라도) 민간의 교류협력이 선행돼 마중물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조차도 아직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대통령 선거가 본격화되면 남북관계에 어떤 변수가 다시 생길지 걱정되고, 지금 미·중 간 전략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그것이 훨씬 심화하면 남북관계가 다시 미·중관계의 종속변수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상반기 중 중요한 정세의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지자체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교류협력의 과정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통일부는 지자체 협력사업에 대해 사전승인제도를 도입하고, 남북협력기금을 지자체가 하고 있는 남북 교류협력사업에 넣는 제도적 뒷받침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