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화재 리스크 ESS 배터리 자발적 교체···4000억 비용보다 신뢰회복 방점

2021-05-25 15:00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에서 잠재적 화재 리스크를 검토해 자발적 교체를 진행한다. 4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는 비용보다 고객과의 신뢰 회복이 먼저라는 생각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7년 4월부터 2018년 9월까지 ESS 배터리 전용 라인에서 생산한 ESS용 배터리를 자발적으로 교체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교체는 LG에너지솔루션이 ESS 화재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중국에서 초기 생산된 ESS 전용 전극에서 일부 공정 문제로 인한 잠재적인 리스크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리스크가 가혹한 외부환경과 결합되면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번 결정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제품이 적용된 국내외 사이트에 대해 고객과 협의 후 교체를 포함한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ESS용 배터리 교체 및 추가 조치에 필요한 비용은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해당 비용은 상반기 중 충당금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1일 분할 이후 전사적인 품질 수준을 전체적으로 재점검하고 안전성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문제나 잠재적인 리스크가 발견될 경우에는 자발적인 교체를 포함해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강력한 원칙을 수립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상장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견조한 수익성과 최근 SK이노베이션과의 합의금 등을 감안하면 충당금 반영이 기업 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이번 자발적 교체는 안전과 품질이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 기준이라는 원칙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품질 혁신 활동을 통해 어떠한 위험에도 견딜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