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디렉셔널 제휴 연장 않기로...p2p 대주거래 한계?

2021-05-24 00:10

신한금융투자가 p2p(개인 간 거래) 주식 대차거래 플랫폼인 디렉셔널과 서비스 제휴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개인 간 대차거래가 한계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p2p 주식 대차거래 플랫폼 디렉셔널은 지난달 말 신한금융투자로부터 서비스 제휴 연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달 20일자로 양사의 계약은 완전히 끝났다. 

당초 디렉셔널은 공매도 허용 시점에 맞춰 신금투와 제휴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었다. 해당 서비스는 재작년 8월 첫선을 보였지만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방침에 따라 중단된 바 있다.

디렉셔널 관계자는 "제휴 만료가 정해진 후 다른 증권사와 협력을 타진 중"이라고 했다. 연장을 결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신금투 측은 "약정 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지만, 투자업계는 개인 공매도 활성화가 한계에 부닥친 것 아니겠느냐는 견해를 내놓는다.

앞서 디렉셔널은 대차거래 중개를 목적으로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신청을 냈다. 증권사가 아닌 핀테크 업체여서 특례를 받지 않으면 서비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를 수용, 대차거래 중개를 허용하면서 개인 간 대차거래 중개를 우선하라는 부가조건을 달았다. 

이후 2년간 디렉셔널은 신금투와 업무협약을 맺고 p2p 주식 대차거래 중개 서비스를 선보였다. 개인이 디렉셔널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주식을 빌려주고 빌리기 위해서는 증권사 계좌 연결이 필수적인데, 이 역할을 신금투가 담당했다.

신금투 관계자는 "정해진 계약 기간이 끝나 (서비스 제휴가) 종료됐다"며 "연장을 결정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공매도가 일부 재개됐고 금융당국이 개인의 공매도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업계는 "개인 공매도의 한계가 불거진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전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선 서비스해본 결과 호응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듯싶다"며 "개인은 기관과 달리 주식 대여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다. 이미 자체 플랫폼에서 개인 대주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고 했다.

디렉셔널 역시 이 같은 한계를 인식, 최근 자본시장펀드인프라 기업 '신한아이타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관 간 대차거래 중개 서비스 론칭을 시사했다. 

디렉셔널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신한아이타스와 협력을 추진해왔다"며 "개인 물량만으론 주식 대여풀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하반기 중 해당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기관 대차거래의 경우 개인과 달리 증권사 계좌 연결 없이도 중개가 가능해 추진력이 비교적 강하다"고도 했다.

 

[사진 = 신한아이타스]

현재 진행 중인 모의투자 서비스 존속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차의 영역은 제외될 공산이 크다는 게 디렉셔널 측 설명이다. 디렉셔널은 공매도 재개와 동시에 모의 대차거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디렉셔널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모의 거래와 실제 거래의 연계를 바라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연계가 힘들다 보니 베타 서비스가 무의미해졌다"며 "지금은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