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글로벌 플랫폼도 뉴스 콘텐츠 대가 지불해야

2021-05-20 07:51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숭실대 교수)

많은 독자들은 뉴스를 인터넷을 통해 접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뉴스를 주로 이용하는 경로는 포털이 75.8%다. 이제는 뉴스를 누가 생산했는가보다 누가 '유통'하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다. 인터넷으로 자사 뉴스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포털을 통하지 않고는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인터넷 뉴스를 무료라고 인식한다. 인터넷 뉴스가 유통되는 주된 경로가 포털이 되면서다. 하지만 뉴스를 생산하기 위해 언론사는 기자를 고용하고 건물을 유지하는 등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 언론사들은 이런 비용을 대부분 광고로 충당한다. 오프라인 지면이나 온라인 뉴스 사이트 모두 광고들이 걸려 있는 이유다. 넷플릭스나 음원 서비스처럼 유료 구독형 모델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다.

우리나라 포털들은 언론사들에 광고 수익배분 형식으로 뉴스 대가를 지급한다. 뉴스에 콘텐츠 제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그 배분비율이나 지급방식에 대해서는 논의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뉴스 사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사업자들은 국내 언론사 뉴스를 통해 막대한 광고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뉴스 사용대가를 내지 않는다.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글로벌 사업자들은 한국에 등록된 인터넷뉴스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 언론사들과 뉴스 사용료 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 신문법상 뉴스 사업자는 국내에 법인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들 사업자는 법인 소재지가 해외다. 또한 자신들은 검색결과만 제공할 뿐 뉴스 콘텐츠는 해당 사이트에서 볼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는 점도 근거로 내건다. 페이스북은 뉴스 서비스가 주 서비스가 아니라는 이유로 뉴스 사업자 등록도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플랫폼은 뉴스 기사를 제공하면서도 언론사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상황이다. 모든 미디어 분야의 광고 수익을 쓸어가면서도 주요 콘텐츠 공급자인 언론사에는 야박한 모습이다.

해외는 어떨까. 올해 2월 호주에서는 뉴스 콘텐츠에 대해 사용료를 부과하고 협상을 중재할 수 있는 뉴스와 미디어 플랫폼 간 협상규정이 통과됐다. 이에 따르면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뉴스 사업자는 콘텐츠 사용료 지급 협상을 반드시 진행해야 하며, 협상이 실패하면 구속력 있는 조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해당 법은 호주 언론사들의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유럽도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부과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통과됐다. EU 역시 디지털 단일시장 내 뉴스에 대한 인접저작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조항을 신설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크게 반발했다. 페이스북은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한다고 했다 철회했다. 구글은 호주에서 검색 서비스 자체를 중단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를 비춰보면, 결국 우리도 호주처럼 협상력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 공정한 협상을 통해 합리적으로 콘텐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시장에 맞는 대가산정 원칙과 기준이 법으로 마련돼야 한다. 이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글로벌 플랫폼 역시 국내법에 맞도록 인터넷뉴스 사업자로 등록하고, 한국 뉴스 산업 발전을 위해 투자하길 기대한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