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주일대사, 이르면 내주 일왕에 신임장 제출할듯

2021-05-18 10:13
부임 넉 달여 만 신임장 제출...관계개선 기대감

강창일 일본 주재 한국대사 [사진 = 연합뉴스]



강창일 일본 주재 한국대사가 이르면 다음 주 일왕에게 신임장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미·일 동맹강화를 외교적 과제로 놓고 있는 가운데 강 대사의 신임장 제정을 계기로 한·일 교류도 활발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이번 달 내로 강 대사에 대한 신임장 제정식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22일 일본에 도착한 강 대사는 부임 넉 달여 만에 일왕에게 신임장을 제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강 대사는 지난달 8일 신임장을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다리 부상으로 인해 관련 행사도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일본 산케이신문은 일왕 신임장 제출 일정이 강 대사의 다리 통증을 이유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강 대사는 지난 2월 12일 일본 외무성 측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한 뒤 대외 활동을 해 왔다.   

양국관계가 과거사 문제로 얼어붙으면서 강 대사는 신임장 제출은 물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면담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모테기 외무상은 강 대사는 물론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도 일체 접촉을 피했다. 지난 2017년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배상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자 의도적으로 만남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모테기 외무상은 강 대사와 면담하지 않는 이유로 "스케줄적으로 모든 대사와 바로 만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동맹강화를 주요 외교적 과제로 놓고 있어 양국 관계 개선이 불가피해졌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관계도 조금씩 변화가 감지된다. 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 5일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서 첫 회담을 개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내달 11~13일 G7 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하는 영국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또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 한국 정부가 타진한 양자 협의 개최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임기말 체력이 떨어진데다 역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계 개선 움직임이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스가 총리를 예방했을 때도 일본 정부는 "(박 원장의 관계개선 요구 전달과 관련해)일일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 자제하겠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한·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역사 문제를 둘러싼 논쟁을 덮어두고 이에 응할지 신중론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