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령-임상민 ‘자매경영’ 대상, 후계 레이스 본격화
2021-05-18 07:00
경영 보폭 넓히는 언니 임세령
지분 관계 ‘우위’ 동생 임상민
지분 관계 ‘우위’ 동생 임상민
대상그룹 후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임창욱 명예회장의 차녀 임상민 전무에 이어 올해 장녀 임세령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올랐다. 임 회장의 두 딸 모두 경영 전면에 나선 셈이다.
임 부회장은 축산물 유통·플랫폼업체와 고부가가치 식품업체에 대한 인수·투자에 돌입하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주사 대상홀딩스 최대주주 임 전무는 대상 ‘전략통’으로 실무 업무를 맡고 있다. 향후 대상그룹의 승계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대상홀딩스는 올해 안에 축산물 유통·플랫폼 업체 지분 투자에 600억원을 사용한다. 최근 30년간 1인당 육류소비량이 약 3.8배 성장했고 향후에도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200억원은 식품 관련 고부가가치 신사업 투자에 쓴다. 회사는 소득 증가에 따른 식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편의지향, 건강지향 프리미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유통 부문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업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는 게 대상홀딩스 측의 설명이다. 나머지 200억원은 회사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구체적인 투자처와 금액, 시기는 미정이다.
◆ 임세령 부회장 승진 첫 행보는 신사업 투자
대상홀딩스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들의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유기적·전략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있었고 임 부회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2012년 대상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책을 맡아 대상그룹 경영에 합류했다. 2014년에는 청정원의 대규모 리뉴얼을 주도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2016년에는 안주 가정간편식(HMR) ‘안주야’ 출시를 주도했다. 2017년에는 국내 식품 대기업 최초로 온라인 전문 브랜드인 ‘집으로온’을 선보였다.
◆ 임상민 전무, 대상홀딩스 최대주주 ‘굳건’
임 전무는 대상그룹 유력 후계자다. 2009년 대상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0년부터는 그룹 핵심인 전략기획본부로 옮겼다. 2016년부터 ‘식품BU’와 ‘소재BU’ 전략 업무를 하면서 전략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임 전무는 해외 사업 확장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2015년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 투자, 2016년 베트남 육가공 회사 ‘득비엣 푸드’ 인수, 2017년 인도네시아 김 공장 준공, 2018년 인도네시아 소스 공장 준공, 2019년 중국 롄윈강 식품 공장 착공 등에 관여했다.
임 전무는 지분 관계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임 전무는 대상홀딩스 지분 35.8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임 부회장은 19.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임 명예회장은 4.07%, 임 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부회장은 3.78%를 갖고 있다. 현재로선 임 부회장 지분에 임 명예회장 지분과 박 부회장 지분을 합쳐도 임 전무 지분에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대상그룹 후계 구도가 임 전무를 중심으로 굳어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임 부회장의 승진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3세 경영을 논할 수준이 아니라는 대상 측의 설명을 차치하더라도 차후 후계 구도가 요동칠 수 있는 모멘텀이 생겼다”며 “향후 계열 분리도 배제할 수 없는 등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상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 늘어난 5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8166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22% 줄어든 41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