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이대부고도 자사고 유지…조희연 "풍랑 헤칠 것"

2021-05-14 15:58
자사고 잇달아 지위 유지 승소
교육청 "교육 정상화 계속 추진"

서울 서대문구 이대부고 앞.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지정취소 불복 소송에서 또 패소했다. 벌써 세 번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14일 이화학당(이대부고)과 고려중앙학원(중앙고)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 소송은 2019년 7월 서울시교육청이 운영성과 평가 점수 미달을 이유로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중앙고·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서울 자사고 지정 취소를 결정, 교육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제기됐다.

앞서 세화고·배재고, 신일고·숭문고가 각각 지난 2월과 3월 1심에서 승소했으며, 오는 28일 경희고·한대부고 2곳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부산 해운대고도 지난해 12월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같은 취지 소송에서 이겼다.

소송 핵심은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소급 적용' 위법성 여부다. 자사고들은 서울시교육청이 평가지표를 사전에 변경하고도 이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평가 직전 학교에 불리하게 변경된 기준으로 지난 5년을 평가받는 것은 신뢰보호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교육감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교육청은 평가 4개월 전에 바뀐 기준을 전달했고, 평가는 공정했다고 맞섰다. 하지만 법원은 지금까지 "서울시교육청이 중대하게 변경한 평가지표를 소급 적용한 것은 입법 취지·제도 본질에 반한다"며 자사고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교육청은 유감을 표하며 항소를 제기하고 있다. 이날 판결 역시 이유를 면밀히 분석한 후 항소한다는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거친 풍랑에도 불구하고 배는 목적지에 도달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고교 교육 정상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